한국 프로야구가 자랑하는 ‘국민 거포’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비거리 141m의 대형 홈런을 치고도 겸손했다.
박병호는 17일(한국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타깃 필드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2016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 7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 시즌 2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아르시아 솔로 홈런 직후 터진 박병호의 백투백 홈런으로 미네소타는 6-4 승리, 개막 9연패 후 2연승을 달렸다.
4-4로 팽팽하게 맞선 8회말. 아르시아의 솔로 홈런으로 미네소타가 1점차 리드를 잡은 직후 박병호는 조 스미스의 79마일짜리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가운데 담장 훌쩍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9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 이후 6경기 만에 터진 2호 홈런.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박병호의 시즌 타율은 0.179에서 0.194(31타수 6안타)로 올라갔다.
더 놀라운 것은 홈런 비거리. 무려 140.8m로 측정될 정도의 큰 홈런이다. 올 시즌 MLB 홈런 가운데 두 번째로 최장거리다. 미네소타 홈구장 타깃 필드 개장 이후 5번째 장거리 홈런.
현지에서도 “비현실적인 홈런”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미네소타 구단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박병호 홈런 영상을 올리면서 “공은 어디로 갔을까”라며 초대형 홈런에 감탄했다. 실제로 중계화면에서 홈런볼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멀리 높게 날아갔다.
미네소타 지역 언론은 “박병호가 대형 홈런을 때리며 승리를 이끌었다”며 치켜세웠고, 동료 는 공식 홈페이지 메인에 홈런을 때린 후 더그아웃에 들어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박병호를 올렸다. 에이스 필 휴즈는 SNS를 통해 “박뱅(박병호 애칭)...이런!”이라며 대형 홈런에 놀랐다.
정작 홈런의 주인공 박병호는 겸손했다. 미네소타 지역 언론 ‘스타트리뷴’에 따르면, 박병호는 “바람이 많이 불어 멀리 날아간 것 같다”면서도 “한국에서도 쳐본 적이 있다”며 홈런왕의 위엄을 보여줬다.
KBO리그에서 박병호의 홈런 평균 비거리는 공식기록으로 123.9m. 비거리 140m가 넘는 홈런은 자주 나왔다. 레이더로 추적한 지난해 박병호의 최대 홈런 비거리는 159m에 이른다.
넥센 히어로스에서 활약했던 박병호는 2012년부터 4년 연속 KBO리그 홈런왕을 차지했다. 2014년 52개, 2015년 53개 홈런을 치는 등 2시즌 연속 50홈런 이상을 거둔 슬러거로 비거리에서도 뒤질 것이 없다.
MLB와 KBO리그의 패스트볼 평균 스피드와 투수의 능력을 감안했을 때, 비거리를 놓고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박병호가 MLB에서도 거포의 위력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9일에도 박병호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호아킴 소리아의 79마일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데뷔 홈런을 때렸는데 당시의 비거리도 132m로 6위에 랭크됐었다.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캔자스시티 요스트 감독도 “박병호의 힘은 진짜였다”고 인정했다. 미네소타 감독 몰리터도 인정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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