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영은 17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8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 눈부신 역투를 펼치며 2-1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개막 후 3경기 모두에서 선발승과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넥센 마운드의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신재영과 맞대결을 펼친 이는 국내 투수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KIA 에이스 윤석민이었다. 이날 윤석민도 9이닝 동안 무볼넷 3탈삼진 2실점 완투쇼로 신재영을 능가하는 호투를 펼쳤지만, 팀 타선 침묵으로 2패(1승)째를 안았다.
하지만 두 토종 투수들의 역투는 모처럼 야구팬들에게 투수전의 진수를 맛보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지면서 경기 템포도 무척 빨라지며 이날 최단 시간 경기가 이뤄졌다.
신재영은 안타 8개를 내줬지만 사사구는 단 1개도 내주지 않으며 과감한 승부와 정교한 제구력으로 효율적인 경기운영을 펼쳤다. 신재영은 올 시즌 3경기에서 20.2이닝을 소화했고, 사사구는 단 1개뿐이다.
신재영은 전형적인 중고신인이다. 지난 2012년 당시 8라운드 69순위, 계약금 4000만 원으로 NC에 입단했지만 이듬해 넥센으로 이적한 뒤 그해 경찰 야구단에 입대하며 올 시즌 5년 만에 뒤늦은 1군 데뷔 시즌을 맞았다.
올 시즌 대대적인 리빌딩에 돌입해야했던 넥센은 신재영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신재영은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자들을 물리고 넥센의 선발 요원으로 낙점됐다. 경찰야구단 제대 이후 2군에서도 선발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1군에서는 불펜 정도로 예상했던 본인도 놀랄 정도의 빠른 승진이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신재영을 가장 주목할 선수로 꼽으며 “좋은 투수로 성공할 수 있는 자질을 두루 갖춘 선수”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염 감독의 예언이 적중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적응기가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신재영은 연이은 호투를 펼치며 라이언 피어밴드(1승1패), 로버트 코엘로(1승2패) 등 팀 내 1~2선발인 외국인 투수들보다도 더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시즌 3승은 두산의 원투펀치인 니퍼트, 보우덴과 함께 리그 공동 1위이며 최다이닝과 퀄리티스타트 역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평균자책점도 1.74로 리그 3위다. 2006년 류현진 이후 신인급 선발투수로서는 최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넥센은 올 시즌 주축 선수들의 이적 공백에도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고 있다. 신재영 같은 새로운 선수들의 끊임없는 발굴과 대약진은 넥센이 ‘작지만 강한 구단’이 될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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