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춘할망'은 12년의 과거를 숨긴 채 집으로 돌아온 수상한 손녀 혜지(김고은)와 오매불망 손녀바보 계춘할망(윤여정)의 이야기를 그린 가족 감동 드라마. '표적'(2014)을 연출한 창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창감독은 감각적인 뮤직비디오와 강렬한 CF 연출로 유명하다.
영화의 시나리오는 중국 리메이크 판권 사전 판매를 마쳤다. 완성도 높은 탄탄한 시나리오가 강점이라는 얘기다.
감독의 어머니에 대한 개인적인 사연에서부터 시작한 '계춘할망'은 제주도 올로케이션을 진행해 제주도 특유의 이국적인 풍경을 담은 게 가장 큰 볼거리다.
마을 해녀들과 함께 물질하는 바다, 낮게 쌓아 올린 돌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등교길 등 일상의 모습도 눈부시게 아름답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유채꽃밭, 사려니 숲, 풍차 해안도로 등 천연 자연의 수려한 영상미가 영화의 백미다.
제작진은 제주도 주민이 거주하던 집을 빌려 계춘 할머니의 집을 완성, 인위적인 세트를 배제하고 제주도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19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창감독은 "어머니,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뤄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무 이유 없이 무한한 사랑을 주는 소중한 사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돌아가신 어머니가 연세가 많으셔서 친구들이 '할머니'라고 놀리기도 했다"며 "어머니에 대한 죄의식을 느꼈고, 감독으로서 덜 여물었을 때 어머니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두 여배우를 주축으로 한다. 창감독의 캐스팅 0순위 윤여정이 해녀할망 계춘 할머니로 분했다.
금지옥엽 키운 유일한 혈육인 손녀 혜지를 12년 만에 다시 만나 제주도에서 단둘이 살고 있는 캐릭터. 물속에서 5분 동안 숨을 참을 수 있는 베테랑 해녀이지만 손녀 없이는 단 1초도 숨쉬기 힘든 손녀 바보다.
배우 윤여정과 김고은이 주연한 영화 '계춘할망'은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가족 드라마다.ⓒ(주)콘텐츠난다긴다
윤여정은 "손녀에 대한 할머니의 사랑은 부모의 사랑과는 다르다"면서 "어렸을 때 증조할머니와 살았는데 잘 못해드려 너무 죄송했다. 할머니에게 바치는 선물과는 영화가 '계춘할망'"이라고 전했다. 이어 "누군가가 진심으로 쓴 시나리오 같아서 끌렸다"며 "평범하고 소박한 이야기라 많은 분이 공감할 수 있을 듯하다"고 자신했다.
윤여정은 제주도 해녀 할머니 역할을 위해 해녀복을 입고 촬영을 감행했다. 제주도 할머니 분장은 '이끼' 특수분장팀의 힘을 빌렸다. 그는 "해녀복을 입고 종일 촬영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며 "해녀복을 벗다가 귀가 찢어지는가 하면 장어에게 물리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김고은과의 호흡에 대해선 "'은교'에서 김고은을 눈여겨봤다"며 "감독에게 김고은이 혜지 역을 했으면 좋겠다고 추천했다"고 캐스팅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김고은이 분한 혜지는 7살에 할머니와 헤어진 뒤, 12년 만에 기적처럼 집으로 돌아온 인물. 자신을 마냥 어린아이로 대하는 할머니의 과한 애정도 부담스럽고 마을 사람들의 지나친 관심도 버거워한다.
김고은은 '은교' 이후, '차이나타운'(2015), '협녀, 칼의 기억'(2015), '성난 변호사'(2015) 등 범상치 않은 필모그래피를 쌓았고 올 초 방영한 tvN '치즈인더트랩'에서 사랑스러운 홍설로 분해 성공적인 드라마 신고식을 치렀다.
김고은은 "스무 살 때부터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어서 영화에 공감했다"며 "할머니께 선물과도 같은 작품"이라고 영화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시나리오를 보고 마음이 아파서 출연을 망설였는데 이후 시나리오를 또 읽고 펑펑 울었다"며 "혜지의 감정이 내가 경험했던 거와 같아서 감정 이입이 수월했다"고 전했다.
이날 김고은은 할머니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할머니와 6년째 살고 있는데 할머니가 제게 관심을 쏟는 게 불편하기도 했어요. 삐뚤어지게 행동하기도 했고요. 영화 속 대사처럼 할머니가 '네 편 하나만 있으면 살 만하다'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어요. 연세가 있으셔서 아프셨는데...당시 제가 '이젠 내가 할머니의 편이 될게요'라고 했답니다."
샤이니 민호는 혜지의 소꿉친구 한 역을, 김희원은 계춘할망의 든든한 지원군 석호 역을 각각 맡았다. 신은정은 석호의 아내이자 하도리 얼짱 명옥을, 양익준은 미술교사 충섭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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