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적시장에서 나란히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세리에A 출신 선수들이 만점 활약을 펼치며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주인공은 헐 시티의 안드레아 라노키아, 왓포드의 음바예 니앙, 그리고 사우샘프턴의 마놀로 가비아디니다.
1월 이적시장 폐장 후 열린 첫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눈에 띄는 선수들은 세리에A에서 건너온 이들 신입생 3인방이었다. 라노키아는 인터 밀란에서 헐 시티로, 니앙은 AC 밀란을 떠나 왓포드에 입성했고, 가비아디니는 나폴리에서 사우샘프턴으로 이적했다.
기대치가 높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세리에A에서 보여준 활약상은 기대 이하였기 때문이다. 소속팀 입장에서도 계륵이었고, 오히려 경기에 나서지 않았을 때가 긍정적이었다.
EPL 무대에서 이들은 전혀 다른 선수로 변모했다. 한 경기 치렀을 뿐이지만, 이들의 데뷔전은 만점에 가깝다.
라노키아는 훤칠한 외모와 잠재력을 앞세워 인터 밀란과 이탈리아를 빛낼 차세대 수비수로 꼽혔다. 바리 시절 이미 유벤투스 소속의 레오나르도 보누치와 좋은 호흡을 보여준 덕에 카테나치오로 불리는 이탈리아 수비진을 이끌 재목으로 꼽혔다.
그러나 라노키아의 인테르 생활은 최악의 연속이었다. 입단 초반에는 부상으로 신음하더니 시즌을 치를수록 불안한 수비력으로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가 됐다. 결국, 인터 밀란은 주장 완장까지 내놓은 라노키아를 어떻게든 처분하려 했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헐 시티가 구애의 손길을 뻗었고, 라노키아는 리버풀과의 선발 데뷔전에서 만점 활약을 펼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맨유전 교체 출전으로 헐 시티 데뷔전을 마쳤던 라노키아는 리버풀전에서 선발 출전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준데 이어, 경기 막판에는 환상적인 스루 패스로 니아세의 추가골을 이끌었다.
리버풀전에서 라노키아는 장기인 장신의 키를 활용한 제공권 싸움은 물론, 수비 시에도 15번의 클리어링을 보여주며 헐 시티 수비진을 이끌었다. 인테르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었다. 공교롭게도 라노키아 합류 후 헐 시티는 리그 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왓포드 이적 후 골을 터뜨린 니앙. ⓒ 게티이미지
니앙도 주목해야 한다. '제2의 앙리'로 불리며 밀란에 입성했던 니앙은 기대 이하의 성장세 탓에 계륵으로 불렸다. 물론 1994년생의 어린 나이로 인해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했다. 그러나 밀란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성장세가 더뎠다. 밀란 사령탑들은 중앙은 물론 측면에서도 니앙을 실험하며 기 살리기에 나섰지만 선수 본인이 부진을 거듭하며 기회를 걷어찼다.
겨울이적시장 막판 왓포드가 니앙 임대 영입에 나섰고, 올 시즌까지 EPL에 몸담게 됐다. 이번 번리전에서 선발 출전한 니앙은 세리에A 출신 사라테와 함께 팀 측면 공격을 책임지며 전반 10분 디니의 선제 득점을 도왔고, 전반 종료 직전에는 직접 해결사로 나서 2-1 승리의 주역이 됐다.
사우샘프턴의 해결사로 기대를 모으는 가비아디니. ⓒ 게티이미지
가비아디니도 마찬가지다. 삼프도리아 시절부터 이탈리아 공격의 미래로 꼽혔던 가비아디니는 나폴리 이적 후 기대 이하의 성장세를 보여줬다. 이번 시즌에는 밀리크의 부상 아웃으로 기회를 잡았지만 부진한 활약을 보여주며 메르텐스에게 중앙 공격수 자리까지 내줘야 했다.
가비아디니가 주춤한 사이, 나폴리의 사리 감독은 메르텐스를 중앙에 내세우는 공격진용을 구성했고 메르텐스가 연일 득점포를 가동하며 16골을 기록, 포지션 변경이 신의 한 수가 됐다.
자연스레 가비아디니의 팀 내 입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가능성만 무궁무진했을 뿐 보여준 게 없었던 가비아디니에게 사우샘프턴이 구애의 손길을 뻗었고, 웨스트햄전에서는 전방 공격수로 출전해 선제 득점을 기록했다. 팀은 1-3으로 패했지만,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6번의 슈팅 기회를 만든데 이어 선제골까지 성공하며 새로운 해결사의 등장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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