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의 ‘황교안 때리기’ 속내는?
"대선주자 거론 위험한 일" 대권 불출마 압박
'박근혜 정권 지우기' 위한 차별화 전략 해석
바른정당이 연일 ‘황교안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주자 지지율이 주목될 때마다 그 농도는 짙어진다. 이를 두고 보수 진영의 또 다른 한축인 바른정당이 새누리당의 구원 투수로 불리는 황 권한대행을 ‘견제’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속내는 ‘박근혜 정권 지우기’라는 분석이다.
바른정당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자진하차 이후 황 권한대행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황 권한대행의 불투명한 거취가 비판의 주된 주제다.
정병국 대표는 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회의에서 “황 권한대행은 지금이라도 분명한 거취를 밝히고 방역작업과 국가위기 관리에 올인하라”며 “황 권한대행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AI 확산에 대해 송구하다고 머리를 조아렸지만, 지금 모습은 국가 위기를 관리하는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종구 정책위의장도 전날 “황 권한대행이 새누리당과 일부 언론이 조장하는 대권놀음에 빠져서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것 같다”고 했고, 김영우 의원도 “중차대한 외교안보 상황에서 총체적인 난국 관리해야하는 황 권한대행이 계속해서 대선주자로서 거론되는 것 자체가 저는 어불성설이고 대단히 위험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바른정당의 행동은 표면적으론 황 권한대행과 그의 등판론을 제기하는 새누리당에 대한 ‘견제’로 해석된다. 새누리당까지 포함하는 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가 화두로 등장한 상황에서 주도권을 갖겠다는 의미다.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라는 ‘대선 카드’가 있지만,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고 있다.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은 이들의 것을 합산한 것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속내는 이와 다르다는 게 정가의 시각이다. 박근혜 정권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바른정당은 국정 농단 사태를 계기로 새누리당에서 분파했다. 현 정권 창출에 공을 쌓은 만큼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에 따라 민심은 물론 대거 잃은 '집토끼'를 되찾기 위해서는 현 정권의 이미지를 지워야 한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본보와 통화에서 “바른정당의 큰 열등감은 박근혜 대통령과 현 정권의 ‘공범’이라는 인식”이라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새누리당의 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큰 황 권한대행에 집중포화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견제라는 것은 엇비슷해야 할 수 있다”며 “반에서 40명 중에 꼴찌하는 아이가 3-4등 하는 아이를 견제한다?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태 사무총장이 전날 “박 대통령은 본인으로부터 빚어진 국정농단사태 중심에 서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보수 분열, 위기를 자초한 책임은 분명히 박 대통령에게 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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