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업계, 호악재 혼재속 3Q 실적 향배는?
중국 전기차 보조금 외면 속 배터리 출하량 정체
원재료 가격 하락 속 소형 전지 수요 증가 조짐
중국 전기차 보조금 외면 속 배터리 출하량 정체
원재료 가격 하락 속 소형 전지 수요 증가 조짐
최근 호재와 악재가 교차하고 있는 배터리 업체의 하반기 수익성 개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 전기차 시장 진입 제한 지속으로 전기차 배터리 성장은 정체돼 있는 가운데 핵심 원재료인 코발트 가격 하락 속 소형전지의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산업부인 공업화신식화부(공신부)가 최근 발표한 ‘2018년 제 10차 신에너지차 보급 응용 추천 모델 목록'에 삼성SDI·LG화학·SK이노베이션 등 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 모델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번 명단에는 순수전기차 194개 모델,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 6개 모델, 수소연료전지차 11개 모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장착된 베이징벤츠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지난 5월 보조금 지급의 전 단계인 형식승인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에도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형식승인은 특정 자동차에 대한 판매 승인 절차로 통상 보조금 지급을 위한 필수 전제 조건으로 인식된다.
다만 완성차 업체들이 신청을 하면 정부가 선정을 하는 방식으로 신청 리스트가 공개되지 않아 중국 정부가 승인을 하지 않은 것인지,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아예 신청을 하지 않은 것인지는 알수 없는 구조다.
◆국산 전기차 배터리, 중국서 여전히 배제...진전없어
최종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보조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미로 국내 업체들의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은 지난해 1월부터 전혀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중국 시장 공략이 차질을 빚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놓고 중국 정부의 자국 배터리 산업 육성과 사드 보복에 따른 대응 조치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중국 자동차공업협회가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현지 법인을 배터리 우수기업 화이트리스트로 선정하면서 보조금 지급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었지만 4개월째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차질이 빚어지면서 국산 배터리 업체들의 출하량 성장세도 정체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8월 기준 전세계 전기차(EV·PHEV·HEV) 탑재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서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4위와 6위를 유지했지만 점유율은 하락세다.
양사의 출하량은 각각 3.8GWh와 1.8GWh로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이 34.7%와 27.6%에 그치며 전체 평균 성장률(78.9%)에 크게 못 미쳤다. 이 기간 중 톱 10 업체 중 두 업체보다 성장률이 낮은 업체는 9위인 일본 PEVE(1.6%)이 유일할 정도다.
CATL·BYD·리셴(Lishen)·파라시스(Farasis) 주요 중국 업체들이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가운데 출하량이 제일 많은 1위인 파나소닉(74.4%)도 평균치와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국내 업체와 온도차가 느껴진다.
이 때문에 국내 양사의 점유율은 전년대비 2.8%포인트(11.3%→8.5%·삼성SDI)와 1.6%포인트(5.7%→4.1%·LG화학) 하락한 상태다.
SNE리서치는 “LG화학과 삼성SDI는 중국계와 일본계의 강력한 공세에 직면하여 계속 순위와 점유율이 내려가면서 고전하고 있다”며 “앞으로 두 업체가 이러한 상황을 근본적으로 타개할 활로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코발트 가격 하락에 판가 상승으로 수익성 개선 기대감 '업'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코발트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주요 생산지인 콩고의 지정학적 요인으로 최근 가격이 급등애 왔으나 최근 안정세를 보이면서 배터리 업계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코발트 국제거래 가격은 Kg당 62달러로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던 올 3월30일의 94달러에 비해 약 34%나 하락했다.
지난 몇 년간 ㎏당 30달러를 밑돌았던 코발트 가격은 최근 수요 급증과 함께 주요 생산국인 콩고 정부의 이중과세 부과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지난해 4분기 60달러선으로 오른 뒤 올해 초에는 한때 9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콩고 카탕카 광산의 생산 재개로 인한 공급 증가로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들도 코발트 가격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수입업체 다변화와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코발트 비중을 줄인 배터리 개발에 나서고 있어 향후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재상승 부담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김병주 SNE리서치 상무는 “최근 급등한 코발트 가격 하락으로 전지 업계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며 “가격 하락 반영된 원재료가 실제 양산에 적용되기에는 2~3개월의 기간이 필요해 3분기 말 또는 4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3분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면서 고부가가치 폴리머 전지 출하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고 원통형 배터리 수요도 증가하는 등 하반기 소형전지 부문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발트 등 원재료 가격 하락과 원통형 및 폴리머 전지의 판가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배터리 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형전지의 경우, 국내 업체들이 가격과 기술 모두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향후 개선 효과가 더욱 클 것”이라면서 “중대형에서도 에너지저장장치(ESS) 실적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중국 전기차 시장 규제만 풀리면 배터리업체들의 성적표는 더욱 호전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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