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잘했다더니 내신 등급은 대부분 6~8등급"
의사협회 "조국 딸, 제1저자 기여 가능성 없다"
"장학금 신청도 안했다니…왜 조국에게만 행운 계속되나"
"영어 잘했다더니 내신 등급은 대부분 6~8등급"
의사협회 "조국 딸, 제1저자 기여 가능성 없다"
"장학금 신청도 안했다니…왜 조국에게만 행운 계속되나"
자유한국당이 3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기자간담회에 맞서 "조 후보자의 딸 관련 해명은 모두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특히 조 후보자의 딸이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배경과 장학금 수령 과정에 대해 조목조목 짚으며 그의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 딸 관련 학사 비리는 크게 △2주 인턴 프로그램 후 의학 논문 제1저자에 등재된 것과 △서울대 환경대학원 및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으로부터 받은 장학금이 적절했는가 하는 두 가지 논란으로 압축된다.
조 후보자는 전날 이에 대해 "영어를 잘하는 우리 아이가 실험 참석 뒤에 연구원들이 실험 성과를 영어로 정리하는 데 큰 기여했다고 평가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당시의 연구 윤리로는 교수 재량이 커 저자 등재가 가능했던 것 같다고도 말했다.
장학금 수령에 대해서는 "나나 가족 누구도 신청하지 않았지만 선정됐다고 연락받았다"며 알았다면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딸 영어 잘했다고? 대부분 6~8등급…잘했어도 저자 등재는 불가능"
그러나 한국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 해명의 가장 기초 근거가 되는 '딸이 영어를 잘 한다'는 것부터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주광덕 의원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딸은 한영외고 재학 당시 영어회화·독해·청해·문법·작문 등 대부분의 영어 관련 과목에서 6~8등급의 성적을 받았다. 주 의원은 "유일하게 영어회화는 4등급을 받은 적이 두 번 있고, 그 영어회화조차도 6등급을 2번 이상 받았다"고 말했다.
영어를 잘했다 하더라도, 의학 논문의 저자로 등재되는 것은 불가능하며 당시의 연구 윤리 역시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반박도 이어졌다.
김진태 의원은 "(2009년 당시) 논문이 지금 기준에서 보면 이상하지만 당시에는 느슨했다고 했다"며 "지금만 이상한 게 아니라 지금도 그때도 윤리위반이고 사기"라고 꼬집었다. 이어 번역을 아무리 잘 해도 저자가 될 순 없는 법이라며 "번역한 사람이 저자가 된다면 번역가는 수십 편 논문의 저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사 출신 박인숙 "황우석 사건만큼 수치…저자 등재 말도 안 돼"
의사 출신인 박인숙 의원은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논문 저자 등재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박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가 아니라 연구자, 의사로서 발언하겠다"며 "이 사건은 황우석 사건에 버금가는, 의학역사와 생물학 역사의 발전에 아주 수치스런 사건"이라고 일갈했다.
박 의원은 우리나라의 연구 윤리가 이렇게 허술한 적은 없었다며 "영어로 논문 작성에 기여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영어를 잘한다고 영어 논문을 쓴다면 소설가가 더 잘 쓸 것"이라며 "공동저자 4명 중 1명은 미국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데, 그런 사람을 놔두고 중학교 때 1~2년 미국에 갔던 고등학교이 수정을 본다는 것은 말이 안 되도 한참 안 되는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아픈 신생아 91명에게서 의무 기록을 검토하고 유전자를 분석 및 통계 처리해 영어 논문을 쓴 것"이라며 "고등학생이 2주 참가하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냥 견학이라 하겠다"며 "이런 학생 왔다 갔다 하면 오히려 방해되고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못박았다.
박 의원은 또 "소중한 신생아의 피를 뽑아 유전자 분석한 논문이 한 순간에 쓰레기가 됐다. 아이들 부모들에게 큰 죄를 지은 것"이라며 "이 논문을 배경으로 고려대, 다시 그 배경으로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했다면 취소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오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조 후보자의 딸이 고등학생 신분으로 제1저자에 해당하는 기여를 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게 협회의 전문적 판단"이라며 논문의 책임 저자인 장영표 단국대 교수에게 논문 자진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장학금 몰랐다고?…정황 보면 오히려 조국 딸 위해 규정 바꿨다"
조 후보자 딸이 받은 장학금에 대해서도 한국당 의원들은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조 후보자 가족이 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았다는 것을 믿을 수 없을 뿐 아니라, 학교 측에서 특혜성 장학금을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곽상도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의 장학금 수령은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조 후보자의 딸은 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입학한 후 서울대 총동창회가 운영하는 장학 재단으로부터 2회 연속 장학금을 받은 뒤 자퇴해 '먹튀' 비판을 받았다. 이후 2015년 입학한 부산대 의전원에서는 낙제점을 받고도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았다.
곽 의원은 이에 대해 "우리 국민 일반인들한테는 한 번도 불가능한 보이지 않는 손이 조국 후보자에게만 가면 이렇게 많이 작동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가 딸의 부산대 의전원 면접 당시 동행했던 사실을 밝히며 "누구 자식인지 면접 교수들에게 알려야 하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되물었다.
곽 의원은 또 부산대 의전원이 조 후보자 딸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해 규정을 변경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 후보자 딸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해 특정학생 지정 금지 규정이나 학업 향상 의지가 있는 성실한 학생 규정도 없앴다는 주장이다.
그는 "(조 후보자 딸이) 2015년 3월 입학해 성적 미달로 유급된다. 이때까진 장학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그러다 이후 조국의 모친 박정숙 이사장이 부산 양산대 병원에 그림 4점을 기증하고, 조 후보자와 갤러리 만찬을 갔다. 식사 때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 다음 학기부터 장학금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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