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칼럼

‘아사리판’ 대선 정국에 더한 유감

대선 정국이 시쳇말로 ‘개판’이다. 학점으로 따지면 A도 B도 C도 D도 아니고 F도 아니다. 평가제외다. 비교 대상의 이런 난장판이 없기 때문이다.
그 핵심이 이재명이다. 그에 대한 한마디 언급조차 아까워 아끼려 한다.
다만, 최근 이재명이 자신을 김대중 전 대통령과 조봉암 선생의 반열에 놓고, 자신에 대한 ‘사법 살인’을 운운했다. 참으로 가당치 않다.
그분들이 잡범인가, 자신과 관련된 혐의로 주위 사람이 죽어 나갔나, 무상 연애를 했나, 법인카드를 무단 사용했나, 사람 같지 않은 욕설을 퍼부었나, ‘법꾸라지’ 행태를 보였나…. 김대중 전 대통령과 조봉암 선생에 대한 모욕이다.
이어 국민의힘 지도부다.
단일화, 당의 공식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가 아니라 한덕수로의 단일화를 관철하려는 당 지도부가 정말로 선거 승리를 위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인가.
한덕수가 선거에 승리한다면, 잡음이 많았지만, 판단과 결과가 좋았으므로 그들이 다음 정부에서 요직이나 당권을 들었다 놨다 해도 무방하다고 본다.
그러나 만약 한덕수가 선거에 진다면, 현 당 지도부는 선거 이후 당을 추스르는 과정에서 일체의 당직에서 손을 떼야 한다. 지금 그렇게 선언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정계 은퇴를 약속해야 한다.
이번 대선 정국에서 이재명을 이기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선거 패배의 책임을 그들에게 물으려는 것이 아니다.
한덕수를 후보자로 옹립하려는 이유가 이번 대선 승리보다, 패배 후에도 당권을 틀어쥐고 당을 좌지우지하려는 노림수로 한덕수를 택했다고 보는 많은 시중의 시각이 있기 때문이다. 대선에 지면 한덕수가 계속 정치할 사람도 아니고, 무주(無主) 당을 자신들의 뜻대로 하기 위해서라는 소리도 들리기 때문이다.
다음은 한덕수 후보자 차례다.
후보자로 나서는 과정에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누구와 어떤 대화를 나누고 무슨 언질을 받고 밀약했는지,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에는 관심 없다.
문제라고 보는 것은 한덕수 자신에 대해서다. 후보자로 나선 판단과 행동에 몇 가지 의문이 든다.
첫째, 탄핵으로 끝난 윤석열 정부에서 그는 과연 자유로운가.
윤석열 정부 동안 한덕수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윤석열이 그릇된 길을 가는 과정에서 단 한 번도 반대의 뜻을, 자신의 소신을 밝힌 적이 있는가.
계엄을 반대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 아닌가.
둘째, 정치인, 특히 대통령은 스스로 판단하고 결단하고 추진하는 자리인데 그런 경험이 있는가.
주어진 일을 성실히 수행하는 행정인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두 번의 국무총리, 정부 기관장에 주미 대사까지, 모두 주어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역할이 그의 인생 전부였다. 자기 생각과 의지와는 무관한 전문 행정인, 테크노크라트(Technocrat, 전문기술관료)가 그의 역할이었다.
관세, 통상 등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자신이 최적이라며 경제 전문성을 말하는데,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경제 전문성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고도의 정치력이 요구되는 자리다.
셋째, 국민에게 자신을 밝힌 적이 있는가.
국민은 그가 누구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른다. 그의 철학을, 대한민국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들은 적이 없다.
개헌을 명분으로 걸었는데 그것이 대통령제를 유지하는 개헌인지, 내각제로의 개헌인지 모른다. 진보·보수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는데, 남북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 통일관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공당에서 선출된 후보자와 자유민주 대한민국을 위해 단일화를 이루자면, 국정 분야 분야마다 몇 번에 걸쳐 공개 토론을 진행해 국민에게 자신을 보여야 한다. 화려한 이력을 앞세워 이미지로 지지를 얻고자 해서는 안 된다.
공당의 치열한 경선 끝에 선출된 후보자와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를 하자는 주장에는 설득력이 없다. 질문 방법에 따라, 질문 내용 한 자 한 자의 차이에 따라, 조사를 진행하는 기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여론조사만으로 결정하려는 것은 국민을 너무 쉽게 여기는 오만이다.
넷째, 자유민주 대선 승리를 위해 출마했는가 아니면 자신으로 단일화가 되면 자유민주 대선 승리를 위한 의욕이 생기는가.
오는 11일까지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면 대선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한다. 위기에 놓인 자유민주 대한민국을 어떻게든 살려내고 대한민국을 어떻게든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각오한다면, 정말로 그런 의지를 품는다면, 가능한 시일의 마지막까지 단일화를 위해 노력해야지 않겠는가.
조직과 돈이 없는 무소속의 신분으로 대선 경주가 어려워 그럴 것이라고 모든 국민이 안다. 자신으로 단일화하고, 조직과 돈을 다 가져다주면 대선에 참여하겠다…. 사명감도 헌신성도 찾을 수 없다.
경선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결승에 진출해, 자신으로 단일화가 되면 대선에 출전하겠다는 주장은 기회주의 행태일 뿐이다. 자신을 한 번도 던져보지 않은 ‘늘공(직업 공무원)’ 행태의 전형이다.
마지막으로 김문수다.
먼저 계엄은 잘못된 것이고, 탄핵으로 인한 엄청난 어려움을 국민에게 끼치게 한 데 대해 확실하게 사과해야 한다.
어찌 되었든 당 경선 과정에서 단일화를 약속했다. 한덕수와 치열한 공개 토론을 통해 국민에게 비교와 선택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리고 여론조사의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
자신으로 단일화가 된다고 해도, 한덕수 지지 세력보다 한동훈과 안철수를 끌어안는 것이 훨씬 더 지지세를 넓히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위해 자유민주주의를 존중하는 모든 대선 후보자들과도 연대해야 한다.
글/ 손기웅 한국평화협력연구원장·전 통일연구원장

5월 9일

대선 후보 등록 코앞인데… 파국 치닫는 '김문수-한덕수 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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