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그룹, 업계 초초 고객동맹 실천 선언식
한투증권, 당국 조정 없이 전향적 피해구제 눈길
금융투자업계가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여파로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최근 사모펀드 사태가 잇따라 터지자 금융권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고객 중심의 판매 구조로 개편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회사들은 자체적으로 상품선정위원회 선정 기준을 높이고 불완전판매를 사전에 차단하는 등 상품 판매 절차 강화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전날 업계 최초로 계열 운용사 펀드여부와 상관없이 객관적인 제3의 평가기관에 의한 우수 금융상품을 판매한다는 고객동맹 실천 선언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미래에셋은 모든 금융상품과 수탁회사 등도 철저한 검증을 통해 선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선언문을 발표한 배경에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으로 인한 투자자 보호가 더욱 강화됐고, 금융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금융회사들도 책임있는 태도를 가져야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면서다. 미래에셋은 선제적으로 금융상품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고객보호 실천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현만 미래에셋 수석부회장은 "고객 중심 변화를 위해 경쟁력있는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퇴직연금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한국투자증권도 판매 책임 사모펀드에 대한 전액 보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한투증권이 전액 보상을 결정한 펀드는 라임, 옵티머스를 비롯해 디스커버리(US핀테크), 삼성Gen2, 팝펀딩(헤이스팅스), 팝펀딩(자비스) 를 포함한 10개 상품이다. 이들 펀드의 전체 판매액은 806계좌 약 1584억원인데 추가로 지급해야할 보상액은 약 805억원이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개인 뿐 아니라 기관과 법인 구분없이 100% 보상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투자 피해자 구제에 발벗고 나섰다.
앞서 NH투자증권도 옵티머스 투자자에 대한 펀드 전액을 환급했다. 금융당국의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도 투자자를 위한 전액 배상 지급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고객 보호 차원에서 문제 펀드에 대한 부담을 선제적으로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펀드에 대한 잘잘못을 가리기 전에 고객 보호에 초점을 맞춘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증권사들은 제2의 사모펀드 이슈가 더이상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조직재정비에도 나서는 모습이다. KB증권은 라임사태 이후 대고객 신뢰 강화와 컴플라이언스 및 내부통제 관련 프로세스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이번 한투증권의 전액 보상안은 금융당국의 분쟁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선제적으로 일괄 보상한다는 측면에서 의미있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투자회사들이 고객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모습으로 신뢰 회복 구축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