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우리나라의 큰 스승"
이재명 "존경하던 분 매우 안타까워"
윤석열 "한국 문화계 거인, 뜻 받들겠다"
문화부 초대 장관을 지낸 이어령 이화여자대학교 명예석좌교수가 암 투병 끝에 26일 별세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각 정당의 대선후보들이 추모와 애도의 메시지를 보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 전 장관의 빈소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우리 세대는 자라면서 선생님 책을 많이 보고 감화도 많이 받았다"며 "우리나라의 큰 스승이신데 황망하게 가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빈소를 찾은 것은 지난달 9일 이한열 열사의 모친인 고 배은심 여사를 조문한 이후 48일 만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이날 경기도 의정부 유세를 마치고 직접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홍정민 민주당 대변인은 "이 후보는 성남시장 재직 당시 이 교수가 성남시에 강연하러 왔을 때 처음 만났으며 이후에도 인사를 드리며 교류해 왔다"며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오늘 영면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어령 교수님은 한국 문화계의 새로운 지평을 연 거인이셨다"며 "국립국어연구원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설립 등 고인이 남긴 커다란 업적은 거목으로서의 혜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추모했다. 그러면서 "교수님의 뜻을 받들어 문화가 강한 나라, 문화로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보다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한 한국인'이라는 명제는 선생님께서 한평생 이룩하신 연구성과의 결정체이자,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이라며 "선생님의 뜻을 이어받아 청년세대와 어르신들이 함께 잘 살고 오늘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고인께서는 늘 새로운 생각과 시대의 흐름을 읽는 탁월한 통찰력을 통해 우리 국민들께 지혜를 나눠주셨다"며 "아름다운 인문주의자 이어령 선생님의 가르침을 따라 산업화 시대에 밀려나 있던 복지와 생명의 가치를 되살리고 모든 생명이 동등한 복지를 누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고(故) 이어령 교수는 1933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문리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56년 '한국일보'에 '우상의 파괴'를 발표, 기성 문단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문학평론가, 언론인, 교수 등으로 활동하며 한국 대표 석학이자 우리 시대 최고 지성으로 불렸다.
노태우 정부 때 신설된 문화부 장관을 역임했고, 국립국어원을 세워 언어 순화의 기준을 제시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한국 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로부터 금관문화훈장을 추서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