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김순호, '운동권 밀고' 하고 경장 특채 됐나…"소설 같은 말" 의혹 부인


입력 2022.08.07 06:59 수정 2022.08.06 20:24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대학생 때 시위에 참여했다 제대 후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 가입·활동

1989년 잠적한 뒤 인노회 회원 15명 구속…이후 1989년 8월 '경장 특채'

김순호 "나는 관계 없다…옛 동료들의 구속에 영향 끼칠만한 말 하지 않았다"

녹화사업 대상자로 프락치 활동 의혹 강력 부인…국가기록원, 김순호 자료 제출 거부

김순호 경찰국 초대 국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행정안전부 경찰국 초대 국장인 김순호 치안감의 지난 1989년 경찰 입문 경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 김 국장이 몸담았던 노동운동단체 회원들은 그가 옛 동료를 밀고한 대가로 경장 특채에 합격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김 국장이 경장 특채된 경위가 담긴 자료를 5일 제출했다. 이 자료엔 김 국장이 1989년 8월 경찰공무원법과 경찰공무원임용령에 따라 '임용예정직에 상응한 보안업무 관련 전문지식을 가진 자'로 인정돼 경장으로 특별채용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경찰공무원임용령에는 대공공작업무와 관련 있는 자를 대공공작요원으로 근무하게 하기 위해 경장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김 국장은 치안본부 대공수사3과에서 경장으로 경찰에 첫 발을 디뎠고, 1998년 경감 승진 때까지 약 9년간 보안 분야에서 일했다.


김 국장은 대학생 때 시위에 참여했다가 붙잡혀 1983년 강제로 군에 입대했다. 제대 후에는 이적단체로 규정된 노동운동단체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인노회)에 가입했다.


이 단체 회원들에 따르면 당시 김 국장은 김봉진이라는 가명으로 활동했다. 그러던 김 국장은 1989년 4월께 갑자기 사라졌고 그 뒤 회원 15명이 줄줄이 구속됐다. 이후 김 국장은 1989년 8월 경장으로 특채됐다.


인노회 일부 회원들은 김 국장이 동료를 밀고하고 그 대가로 경장으로 특채됐을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인노회 옛 동료들은 부천 지역 조직 책임자였던 김 국장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까지 경찰이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국장은 이 같은 의심에 대해 "소설 같은 말"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인노회 회원들의 구속에 대해 "나는 관계없다"며 "왜 나와 연관시키는지 모르겠다"고 잘라 말했다. 김 국장은 경찰에 인노회의 활동을 자백하며 옛 동료들의 구속에 영향을 끼칠만한 말은 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국장은 1989년 2월부터 인노회 회원들에 대한 검거가 시작되자, 자신은 몸을 피해 고향 집으로 내려갔다가 같은 해 7월께 경찰에 그간의 활동을 자백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보안사령부(현 국군안보지원사령부)의 '녹화사업' 대상자로 프락치(끄나풀) 활동을 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가기록원은 국군안보지원사령부가 작성한 김 국장에 대한 자료를 이관받아 관리 중이다. 국가기록원은 이성만 의원실로부터 자료 제출을 요구받았지만 정보공개법에 따라 제공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박찬제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