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C 서울총회 계기 尹 언급 예상됐지만 빗나가
일각 서울시가 의제 먼저 꺼내든 데 대한 반감 해석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ANOC) 서울 총회 기조연설에서 자유와 연대를 기반으로 한 올림픽 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한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들고 나온 2036년 서울하계올림픽과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아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ANOC가 16년 만에 서울에서 개최되는 것을 계기로 윤 대통령이 국제스포츠계 고위 인사들과 만나 2036 서울올림픽 개최 움직임에 불을 지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7일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ANOC 위원들과 만찬을 진행하기로 한 사실을 공개하며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를 남기며 이같은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시에서 먼저 올림픽 유치전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언론에 공개적으로 알렸고, 이후 일부 보도를 통해 윤 대통령도 직접 유치전에 뛰어들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자 대통령실은 “전혀 검토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실제 ANOC 집행위원들과의 만찬과 이날 기조연설에서도 윤 대통령은 관련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여권 일각에서는 오 시장과 서울시 측이 깊은 교감이나 사전 조율 없이 선제적으로 의제를 선점한 데 대해 대통령실이 간접적으로 불쾌감을 표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단,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같은 관측에 “특별한 정무적 판단이 들어간 사실이 전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올림픽 추진은 국민께 의견을 묻고, 정부 차원에서 성공 가능성과 비용 대비 효과 분석 등 다양한 검토를 통해 절차를 밟아야 하는 국가적 사안”이라 밝힌 대로, 신중한 자세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한편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추구하는 자유와 연대의 정신이 올림픽 정신과 결코 다르지 않다”며 "현재 국제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세계 평화에 대한 위협들은 심각하지만 이것이 우리 올림픽의 정신에 의한 국제사회 연대의 노력에 의해서 저는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인류의 발전과 세계 평화의 증진이라는 올림픽 정신으로 이러한 도전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며 “그간의 국제올림픽위원회와 ANOC가 보여준 스포츠를 통한 자유와 연대의 노력들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는 서울과 평창 올림픽이 남긴 유무형의 올림픽 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활용함으로써 올림픽 정신과 그 가치를 기억하고 실천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이제 이러한 값진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세대를 위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