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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래가, 공시가보다 2억 이상 ‘뚝뚝’…커지는 깡통주택 공포


입력 2023.01.30 06:03 수정 2023.01.30 06:03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수도권 아파트 공시가격 이하 거래 급증

“전세 피해·부실 채권 야기…수도권·지방 갈수록 심각”

지난해 4분기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전체 거래 가운데 303건이 동일 면적 최저 공시가격 이하로 실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데일리안

최근 집값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공동주택 공시가격보다 낮게 거래되는 아파트가 늘고 있다. 이처럼 실거래가 보다 공시가격이 높아지면서 깡통전세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전체 거래 가운데 303건이 동일 면적 최저 공시가격 이하로 실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이는 지난해 1분기에서 3분기까지 동일 면적 최저 공시가격 이하로 실거래된 거래건수를 단순히 분기별로 나눠 구한 평균치인 48건보다 6배 이상 급증했다.


증여 등으로 시세보다 낮게 거래되는 경우가 많은 직거래를 제외하고도 지난해 4분기 수도권에서는 232건의 아파트 거래가 공시가격 이하로 거래됐다.


공시가격보다 2억 이상 낮게 거래된 사례도 있다. 서울 서초구 서희융창아파트 전용면적 101.83㎡는 지난달 13일 9억3480만원에 실거래됐다. 동일 면적 최저 공시가격인 11억8000만원보다 2억4520만원 낮은 금액에 거래됐다.


또 강남구 개포주공6단지에서는 지난달 17일 전용면적 83.21㎡가 최저 공시가격인 20억800만원보다 1억원 가량 떨어진 19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2021년까지 매매가가 급등해 공시가격이 많이 올랐던 경기 및 인천 지역에서도 공시가격을 하회하는 실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 의왕시 휴먼시아청계마을 전용면적 121.82㎡은 지난달 10일 공시가격 최저값인 8억9400만원보다 2억 가까이 내린 7억원에 거래됐고, 인천 연수구 힐스테이트레이크송도2차 전용 84.97㎡는 최저 공시가격 7억200만원 보다 7200만원 낮은 6억3000만원에 지난해 11월 실거래됐다.


올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인천 연수구 힐스테이트레이크송도2차 같은 면적은 이달에도 최저 공시가격 보다 3200만원 내린 6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달은 아직 매매거래 신고 기한(최대 30일)이 남아있어 이를 집계한다면 공시가격 보다 실거래가격이 낮은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보유세 인하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올해 공시가격의 하락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25일 2023년 표준지와 표준주택 공시가격을 전년 대비 각각 -5.92%와 -5.95%만큼 낮춰 공시했다. 이어 오는 3월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할 예정이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 17% 올라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팀장은 “공시가격은 전세 대출 또는 보증보험 가입 시 감정 평가에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실제 거래금액보다 공시 가격이 높은 경우 시세 대비 대출 또는 보증액이 상향돼 깡통 전세나 부실 채권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들 지역에서 지난해 매매 거래가 발생한 아파트 9863곳 중 2244곳(23%)에서는 전세보증금 이하의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3가구 중 1가구가 ‘깡통전세’인 셈이다. 전세가 이하로 매매된 단지의 비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39%로, 같은 해 2분기 8% 대비 4배 이상 급증했다.


전세보증금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의하면 지난해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보증사고 건수는 5443건으로 전년(2799건) 대비 94.4% 증가했다. 4년 전인 2018년(372건)과 비교하면 15배가량 급증했다. 연간 피해액도 지난해 1조1726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를 넘어섰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이전에 주택가격 상승기에는 사실상 세금을 내고도 그 보다 집값이 더 상승하기에 만회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정반대의 상황”이라며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높을 경우 감정가가 커지면서 과도한 대출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시장 불안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전세가격도 급격히 빠지고 있는 상황이라 서울 이외의 수도권이나 지방 등으로 갈수록 깡통주택 우려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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