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법사위서 대장동·김건희 특검법 놓고 공방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30일 '대장동 50억원 클럽'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 도입 법안을 상정했다. 국민의힘은 검찰 수사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대장동 특검법 심사 기한을 다음 주로 규정하면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규명할 특검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대장동 50억원 클럽 특검'과 관련한 법안 3건을 상정했다. 이날 상정된 관련 안건은 △화천대유 '50억 클럽' 뇌물 의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강은미 정의당 의원 대표발의) △소위 '50억 클럽' 등 대장동개발사업 관련자들의 불법 자금 수수 및 부당거래 의혹에 관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진성준 민주당 의원 대표발의) △'50억 클럽' 등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불법자금 및 특혜제공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대표발의) 등이다.
이는 여야 간사의 전날 합의에 따른 것이다. 당초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을 주장했지만, 정의당이 호응하지 않으면서 법사위로 공이 넘어오게 됐다. 정의당은 법안 통과까지 최대 8개월이 걸리는 패스트트랙보다는 법사위에서 여야 합의로 특검법을 처리하는 게 더 빠르다는 입장이다.
대체토론에서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대장동 특검법을 사실상 '이재명 셀프 특검법'이라고 규정하면서, 법안심사1소위에서의 수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핵심 쟁점은 특별검사의 수사 대상"이라며 "국민이 공분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50억 클럽의 이름들이 계속 거론되고 있고, 그에 대한 녹취록도 있고 그런데 왜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해서만 수사가 이뤄지고 기소된 부분이 무죄가 났는지(다)"라고 지적했다.
장동혁 의원은 "50억 클럽에서 문제 삼아야 하는 지점은 명확한데 이 특검법을 기회로, 이미 수사가 거의 마무리된 대장동 사건 전체를 특검에 넘기기 위해 특검 수사 대상을 무한정 확대하려고 한다면 그 의도는 명확한 것"이라며 "특검법을 빨리 합의해 처리하고 통과시키자는 발언과도 명백히 모순된다" 꼬집었다.
같은 당 전주혜 의원은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얘기를 하는데 곽 전 의원에 대한 기소는 문재인정부에서 이뤄졌다"며 "50억 수수에 대해서는 2심에서 좀 더 보강적인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 사건의 핵심 피해자는 제1야당의 이재명 대표인데, 자신 관련 사건의 특검을 추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사실상 핵심 피의자가 특검을 추천하고 임명하겠다는 것은 후안무치하다. 이른바 '이재명 셀프 특검법'은 소위 심사 과정에서 반드시 수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검찰이 이날 박영수 전 국정농단사건 특검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 것을 거론하며 "공교롭게도 국회에서 50억 클럽에 대한 특검법에 합의한 바로 다음 날 검찰이 강제수사 절차에 들어갔다"며 "특검이 움직이니 검찰이 춤을 춘다"고 꼬집었다.
기동민 의원은 이어 "김 여사에 대한 특검도 마찬가지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국민적 관심사인 김 여사의 특검 수사도 진행돼야 한다"며 "50억 클럽 특검법 역시 아무리 늦어도 오는 4월 10일을 넘겨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곽 전 의원에 대해 (돈을) 받은 것은 맞으나 대가 관계가 입증되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결에 특검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다음 주까지 우리 법사위 대안을 만들어서 통과시켜야 함이 마땅하다"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의 법사위 상정도 촉구했다. 최강욱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부인에 대해 명백한 범죄 혐의가 대선 과정에서 수 차례 드러나고 대통령 후보로 있었던 분이 수차례 허위주장, 허위답변을 통해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었다"며 "공소시효가 남아 있었다는 사실이 이미 판결을 통해서 확정되고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숨어있었던 여러 가지 사실들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