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배심, 트럼프 기소 여부 찬반투표 실시
검찰, 투표 결과 따라 재판 부칠 듯
미국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청 대배심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성관계 입막음용 돈 지급과 관련해 기소를 결정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대 미국 전직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 법정에 서게 됐으며, 그의 지지자들의 강한 반발도 예상된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법정에 세울지 여부를 검토해온 대배심은 이날 그의 기소를 결정했다. 일반인들로 이뤄진 대배심은 검찰의 수사내용을 토대로 기소여부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재판에 부쳐 유죄 판단을 받아낼 예정이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13만 달러(약 1억 6900만원)를 주고 과거 성관계에 대한 입막음을 시도했다. 검찰은 그가 자신의 ‘집사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에게 먼저 돈을 주게 한 뒤 회삿돈으로 변제해주며 소송비용이라고 기록해 장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진행해왔다. 검찰은 이 돈이 선거법이 금지한 기부행위라는 점도 검토 대상으로 삼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나 대니얼스와의 성관계 자체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지난 25일 대선 주자로서의 첫 유세에서 “난 미국 역사상 가장 결백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최초일뿐 아니라 공화당의 2024년 대선 유력주자라는 점, 또 2021년 1월6일 대선결과에 불복하는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동 사건을 사주했다는 점 때문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차기 대선 가상 대결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호각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 움직임에 맞서 지난 18일 소셜미디어에 “공화당 (대선 후보) 선두주자이자 전직 미 대통령이 다음주 화요일에 체포당할 것이다. 항의하라. 우리나라를 되찾자”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에도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기소되면 “죽음과 파괴”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검 검사장의 모습과 자신이 야구방망이를 든 모습의 사진을 올리며 위협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