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 배우 성추문' 트럼프, 기소 이어 유죄판결?

맨해튼 지검 "트럼프 변호사 접촉…심리날짜 선정시 발표"

지검, 선거법 위반 혐의도 추가할 듯

외신 "트럼프, 둘러싼 혐의 속에서도 살아남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6일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마코 루비오 플로리다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른바 ‘성관계 입막음’ 사건에 대한 혐의로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최초로 기소되면서 이 사건에 대한 유죄판결이 나올 지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실제로 유죄 판결을 받게 될지는 미지수다. 형사 기소가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재판부가 공소를 기각할 수 있고, 실제 재판에서 무죄 평결이 내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유명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13만 달러(약 1억 6900만원)를 주고 과거 성관계에 대한 입막음을 시도했는데, 그는 마이클 코언 변호사에게 먼저 돈을 주게 한 뒤 회삿돈으로 변제해주며 소송비용이라고 기록해 장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뉴욕 맨해튼 대배심이 30일(현지시간) 트럼프를 기소하기로 한 것이다.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앨빈 브래그 뉴욕주 맨해튼 지방검사의 대변인은 이날 오전 "트럼프 측 변호사와 접촉했으며, 심리 날짜가 선정되면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인 수잔 네첼레스는 "트럼프가 다음 주 화요일 법원에 출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변호인에 따르면 검찰 측에서는 혐의를 인정할 것을 요청하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남을 요청했지만, 변호인들은 보안상의 이유 등을 들며 거부했다.

맨해튼 지검은 이번 사건을 선거법 위반으로도 보고 있다. 트럼프그룹이 지급한 돈은 당시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를 위해 쓰였기 때문에 불법 선거자금 수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트럼프그룹이 장부에 코언 변호사에게 준 돈을 법률 자문 비용으로 위장 처리한 것은 기업 관련 기록의 조작을 금지한 뉴욕주 법 위반이라고 것이다다.

다만 경범죄에 불과한 장부 조작으로 트럼프를 기소하기 위해선 그가 '다른 범죄를 숨기거나, 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장부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는 여러가지 사건으로 수사를 받아왔다. 뉴욕주법을 위반해 로비를 벌인 의혹부터 2016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에 관여했다는 의혹, 1·6 국회의사당 난입 폭동 선동 혐의 등이 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그가 확실히 처벌받은 적은 없으며 두 차례 탄핵 대상에 오르기도 했지만 살아남은 점을 지적했다.

30년 이상 트럼프가 연루된 사건들을 봐온 레스 변호사는 트럼프가 이번에도 헤쳐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뮐러 특검이 물러났듯이 검찰은 트럼프를 끝까지 소추할 용기가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번 기소로 인해 1·6 국회의사당 난입 폭동 수사, 기밀문서 유출 수사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CNN에 따르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트럼프가 이미 사업 사기와 관련된 30개 이상의 혐의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연방 검사 출신의 레나토 마리오티 변호사는 "기소 발표는 트럼프에게 좋은 소식이 아니다"라며 "그가 뉴욕에서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다른 형사 사건에서 자신을 변호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