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 6일 동안 최대 40여 개국과 양자회담 가질 듯
엑스포 개최지 투표권 가진 BIE 회원국 개별 접촉
뉴욕 도착 후 약 7시간 동안 9개국 정상과 양자회담
대통령실 "대통령의 유엔 순방은 엑스포 총력전"
윤석열 대통령은 제78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첫날인 18일(현지시각) 9개국 정상들과 연쇄 양자회담을 가지며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총력을 쏟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쯤 뉴욕 JFK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오후 12시 30분부터 19시 20분까지 7시간 가량 동안 9개국 정상들과 만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윤 대통령은 4박 6일의 방미 기간 동안 최소 30개국, 최대 40여 개국 정상들과 만나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최대한 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양자회담 상대국은 △스리랑카 △산마리노 △부룬디 △체코 △덴마크 △몬테네그로 △투르크메니스탄 △세인트루시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이었다. 이들 국가는 모두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으로서 엑스포 개최지에 대한 투표권을 갖고 있다. 산마리노(2000년), 부룬디(1991년), 몬테네그로(2006년) 등 3개국 정상과는 수교 후 첫 회담이었다.
윤 대통령은 각국 정상들을 만나 2030 부산 엑스포 지지 요청을 하고, 경제 협력 및 관계 발전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윤 대통령은 라닐 위크라마싱하 스리랑카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열고 "한국의 개발 협력 중점 협력국인 스리랑카와 개발 협력, 노동, 기후변화 대응, 교역·투자 등의 분야에서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목표로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위크라마싱하 대통령은 "앞으로 한국과 '교역·투자 협력 협정'을 추진해 더욱 활발한 양국 간 교역과 투자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산마리노의 알레산드로 스카라노·아델레 톤니니 집정관과 만나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 환경을 가진 산마리노와의 관광협력 양해각서(MOU)가 조속히 체결돼 관광 분야 교류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두 집정관은 "앞으로 이중과세방지협정, 투자보장협정 등 양국 간 경제협력에 필요한 법적 틀을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인구 3만 3000여명에 불과한 산마리노는 이탈리아에 둘러싸인 초미니 내륙국가이지만, BIE 회원국으로서 엑스포 개최지에 대한 투표권을 갖고 있다.
윤 대통령은 에바리스트 은다이시몌 부룬디 대통령과 만나선 "농업, 보건 등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며 내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했다.
은다이시몌 대통령은 "아프리카연합(AU) 부의장이자 동아프리카공동체(EAC) 의장으로서 한국 정부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선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수소경제 발전과 고속철도 건설 등 체코가 역점 추진 중인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해나가자"고 했다.
파벨 대통령은 에너지, 자동차, 고속철도, 배터리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한국의 2024~2025냔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활동에도 지지를 표하고, 한일 관계를 개선한 윤 대통령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만나선 "양국이 2011년부터 매년 녹색성장 동맹회의를 개최하고, 녹색 전환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해왔다"고 평가했다. 한국과 덴마크 관계는 지난 2021년 5월 '포괄적 녹색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바 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앞으로 해상 풍력, 친환경 선박, 지속가능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녹색 협력을 더 확대해 나가자"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야코프 밀라토비치 몬테네그로 대통령,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필립 조셉 피에르 세인트루시아 총리, 젤코 콤쉬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대통령위원장 등과도 각각 양자회담을 가졌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유엔 순방은 엑스포 총력전"이라며 "뉴욕의 공관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사실상의 베이스캠프로 삼고 유엔본부를 오가며 최전선에서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했다.
김 수석은 "오늘 각국 정상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부산은 세계 제2위 환적항이자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관문이다. 부산 엑스포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 기술로 엑스포 참가국들의 문화·역사·자원과 상품을 전 세계에 홍보하는 최적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지지를 요청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뉴욕에 머무는 동안 38개 나라 정상(9월 18일까지 접수 기준)과 양자회담을 갖는데 이어 그룹별 정상 오·만찬을 연이어 주재할 예정"이라고 했다. 2030 엑스포 개최 도시는 오는 11월 28일 BIE 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