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본회의서 '유치 결의안' 전원 찬성 채택
가결 즉시 정회하고 방한 BIE 실사단 전달
특위, 55년간 두 차례 유치 성공한 오사카
유치 노하우 들으며 유치 지원활동 펼쳐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를 결정할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그동안 부산 엑스포 유치 지원에 총력을 기울였던 국회와 여야 정치권도 숨을 죽인 채 추이를 지켜보는 모습이다.
국회와 여야 정치권은 그간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유치지원특위를 구성한 것은 물론, 상임위인 국회 외통위와 산중위를 통해서도 다각도로 노력을 쏟아왔다. 정우택·김영주 국회부의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의장 직속 경제외교자문위원회와 의원친선협회, 국회사무처 등도 방문·초청외교를 통해 활발한 유치 지원 활동을 펼쳤다.
여야 의원 전원 찬성표로 결의안 채택 이례적
국회 결의안 9개 국어로 번역, 38개국에 전달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국회에 특위 설치
특위, 16개국에 직접 방문해 유치 지원 활동
24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국회는 올해 4월 본회의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성공적 유치 및 개최를 위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안은 이례적으로 당시 본회의장에 재석해있던 여야 의원 전원의 찬성표로 가결됐다.
당시는 BIE 실사단이 방한해있는 상황이었다. 결의안이 가결되자마자 김진표 국회의장은 본회의를 정회하고 결의안을 실사단에 직접 전달했다. 여야 의원들도 실사단을 박수로 환영해, 실사단의 얼굴에서 절로 미소가 떠오르게끔 했다.
영어·프랑스어 등 9개 국어로 번역된 결의안은 이후로도 의회외교 대표단이 BIE 회원국을 방문할 때마다 상대국 의회에 전달됐다. 결의안과 부산엑스포 지지를 호소하는 국회의장 명의의 서한은 지난달 5일까지 총 38개 국에 전달된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국회에 설치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특위는 오는 2025년 세계박람회를 개최할 일본 오사카를 올해 3월 방문해 △BIE 투표권을 가진 국가와 경제적 협력관계를 맺으라 △프랑스 파리에 상주 직원을 파견해 투표권을 가진 국가와 지속적·적극적으로 만남을 가지라는 조언을 들었다.
오사카는 1970년 만박(大阪万博)에 이어 55년 사이에 두 차례나 등록박람회를 개최할 정도로 엑스포 유치에 있어서는 넘지 못할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특위 방문단은 1970년 오사카 만박 부지에 조성된 만박기념공원을 시찰하며 사후 관리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위는 설치 이래 16개국 이상을 방문하며 유치 지원 활동을 펼쳤다.
정부 "전략적 의원외교 나서달라" 요청에…
정우택, 중앙亞·터키 돌며 유치 활동 펼쳐
김영주도 지지 표명 않은 부동표 흡수 총력
부산 지역구 이헌승도 대표단 구성해 나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단은 지난 3월 국회의장 직속 경제외교자문위원회에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국회가 BIE 회원국들에 대한 '전략적 의원외교'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경제외교자문위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민의힘 5선 중진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기동민·송언석·조은희·김웅 여야 의원과 함께 지난 7월 11일부터 8일간 키르기스스탄과 튀르키예 일대를 돌며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펼쳤다.
정 부의장은 키르기스스탄에서 국립감염병원 개선사업 대외경제협력기금 조약 체결식에 참석하고, 튀르키예에서는 이스켄데룬 한국마을 개소식에 참석하는 등 이들 국가의 마음을 사로잡아 향후 BIE 총회에서 우호적 투표를 이끌어내는 환경을 조성했다.
민주당 4선 중진 김영주 부의장도 같은해 5월 27일부터 최인호·전재수·엄태영·양정숙 의원과 보스니아·스위스·영국을 찾아 부산엑스포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 국가는 당시까지 지지국을 공식 표명한 적이 없는 나라들이었다.
정부의 요청에 따라 국회 각 상임위도 나섰다. 이헌승 국방위원장과 신원식·김병주 여야 간사는 국방위 대표단을 구성해 지난해 11월부터 노르웨이와 루마니아를 방문했다. 이헌승 위원장은 자신의 지역구이기도 한 부산의 경쟁력과 미래 비전을 설명하면서, 엑스포 개최지로서 부산의 적합성을 어필하고 왔다.
의원친선협회, 상대국 내한시 부산으로 유도
체코 하원의장, 부산 다녀간 뒤 "전달" 약속
이광재, 아르메니아 총장 옷깃에 배지 달아줘
"등록박람회 개최에 한맘 한뜻으로 뛰었다"
BIE 회원국 의회와의 친선 교류를 맡고 있는 의원친선협회도 각자 친선 대상인 상대국을 방문해 유치 지원 활동을 전개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약 1년 동안 의원친선협회는 40여 개국을 개별 방문하며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 요청을 했다.
또, 상대국 의원친선협회가 내한해왔을 때에는 가급적 부산엑스포 개최 준비 현장으로 이끌어 이를 시찰하도록 유도했다.
이는 일정한 효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페카로바 아다모바 체코 하원의장은 올해 3월 방한 과정에서 부산을 다녀간 뒤, 체코에 귀국하게 되면 관계 부처에 부산엑스포 관련 내용을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베와르다나 스리랑카 국회의장도 이달 방한해 부산엑스포 현장을 시찰하고 갔다. 지난 9월 열린 중앙아시아 5개국 국회의장과의 회의 때에는 공식 오찬에 앞서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위한 홍보의 시간이 별도로 진행됐다.
이광재 국회사무총장은 지난해 11월 방한한 바한 나리베키얀 아르메니아 국회사무총장과의 면담 과정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배지를 직접 달아주면서, 아르메니아가 부산엑스포를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국회사무처는 각 의원친선협회가 의회외교를 위해 상대국을 방문할 때 부산엑스포 기념품을 준비해, 상대국 의회 인사가 '부산' '엑스포'를 기억하게끔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대전과 여수에서 엑스포를 개최했지만 이는 등록박람회보다 격이 낮은 인정박람회라, 이번에는 꼭 부산에서 등록박람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한마음 한뜻에서 여야 정치권과 국회의장·국회사무총장·국회사무처가 혼연일체로 나섰다"며 "모사제인 성사제천, 이제는 파리 BIE 총회에서 기쁜 소식이 들려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