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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카운터파트너 이재명' 맞대응 전략은


입력 2024.08.20 06:10 수정 2024.08.20 06:10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韓-李, 25일 회동하고 '현안 논의' 실시

'금투세 폐지·채상병 특검' 등 테이블에

당내선 '중도층 잡기' 나선 한동훈 향해

"모든 이슈에 확실한 메시지 내야" 조언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오른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지난 3월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맞대결에서 정공법을 택했다. 민생정책은 물론이고, 채상병 특검법까지도 정면으로 꺼내들어 이 대표와 맞서겠단 태도를 분명히 밝히면서다. 당내에선 한 대표가 이 대표와의 회동으로 첫 대야(對野) 협상 시험대에 오른 만큼, 여당과 정부에 유리한 입장을 끌어내 자신의 리더십을 증명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19일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따르면 한 대표와 이 대표는 오는 25일 오후 3시 국회에서 회동할 예정이다. 양당은 "민생을 위한 회담의 상세 의제는 실무진간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동은 지난 18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연임을 확정한 이 대표가 한 대표에게 여야 대표 회담을 제안했고, 이날 오전 한 대표가 "조속한 시일 내 시간과 장소를 확정하자"고 화답하면서 성사됐다.


의제가 결정된 건 아니지만 정치권에선 이번 회동에서 폭넓은 이슈가 테이블 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대표가 앞서 꺼낸 발언들에서 의제들에 대한 언급이 충분했고, 두 대표의 만남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정치권은 양당 대표가 오는 28일 본회의를 앞두고 쟁점이 적은 민생 법안 처리 문제들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문제, 채상병 특검법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 대표는 '중도층 잡기'에 무게 중심을 둔 민생 의제를 주로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 대표는 이날 "우리 당은 지금까지 파이 키우기를 많이 강조해왔지만, 파이 키우기와 함께 격차 해소 정책에도 중점을 두겠다"고 발언하며 보수 정당의 약점으로 여겨지던 '격차해소' 어젠다 선점에 나섰다. 회동에 앞서 이 같은 메시지를 던진 것이 다분히 의도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한 대표는 22대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 시절부터 △돌봄 및 교육의 지역, 직업별 격차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교통 격차 △지역과 세대 별 주거격차 해소 등을 공약으로 내걸며 격차해소를 강조해왔다. 보수정당의 핵심 정책 노선인 성장 및 낙수 효과로 대변되는 '파이 키우기'와 함께 진보정당이 주로 선점하던 양극화 해소 정책도 강하게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무엇보다도 한 대표는 격차해소에 대해 "일률적인 현금 살포와 다른 것"이라고 강조하며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등을 강조하는 이 대표와의 차별점을 부각했다. 앞서 당대표 당선 이후에도 금투세 폐지는 물론 여름철 저소득층 전기료 지원, 일본도 살인에 따른 총포·도검 관리 강화,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지원 등 민생 이슈에 대해 즉각 대안을 내놓으면서 이 대표와 차별화에 나서는 모습과 궤를 함께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오찬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당내에선 한 대표가 이 대표와의 민생 맞대결을 위해 더 확실한 카드를 꺼내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한 대표가 격차해소를 얘기하면서 굳이 25만원 얘기를 꺼낸 건 이재명의 그 정책을 뛰어넘을 만한 정책을 낼 자신이 있다는 것"이라며 "금투세 폐지, 전기료 지원 같은 정책도 좋았지만 진짜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한 큰 화두를 던져서 이재명에게 앞선다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아직 민주당 내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민생 이슈를 공략하는 것도 한 대표가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당내 시선도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한 대표가 지금 치고 나갈 부분은 치고 나가면서 우리가 정부·여당이라는 걸 확실히 보여줘야 하는데 그걸 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게 금투세 폐지"라며 "종부세까지 같이 묶어서 강력한 압박을 넣으면 중도층과 지지층한테 한 꺼번에 어필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대표가 풀어내야할 숙제도 있다. 대표적인 의제가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제3자 추천특검안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낸데 이어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대표가) 뭘 자꾸 조건을 갖다 붙이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진정성을 가지고 임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런 만큼 한 대표는 이 대표와의 회동에서 채상병 특검 문제를 어느 정도 정리해내야 한다는 게 당 안팎의 목소리다.


한 대표는 이날 당 상임고문단 오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원래 특검은 공수처와 경찰에서 수사하면 결과를 보고 하는 것이 정석"이라며 "그럼에도 이 사안은 보수 입장에서 중시해야 하는 보훈과 안보에 관한 사항이고, 그 과정에서 국민이 보기에 실기한 면이 있어서 대법원장이 뽑는 공정한 특검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를 수용하겠단) 그 진의가 뭔지 여러 생각이 있을 것 같다. 특히 열흘이니 하며 뜬금없이 시한을 거는 것은 본인들 입장과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한 대표가 채상병 특검 관련해 야당과 차별화된 메시지를 낸 건 이게 원래 여당 내 이슈가 아니라 여야 이슈라는 걸 확실히 한 것이고 한 대표가 이 국면을 완전히 전환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서 당과 정부가 모두 만족할 방안을 생각해서 발표하는게 앞길에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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