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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미외교 정상화 나섰지만…'한국 패싱' 우려는 증폭


입력 2024.12.24 05:40 수정 2024.12.24 05:40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트럼프, 韓정부 대신 정용진과 접촉

한덕수-트럼프 회담 성사 가능성 낮아

"우리 외교·안보라인 재편 시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외교부가 대미 외교 정상화를 위해 나섰지만,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 이후 제기된 '한국 패싱' 우려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특히 현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 아래에서 트럼프 당선인과의 공식 대화 성사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점쳐지면서, 한미 관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23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태열 장관은 주미대사와 미 주재 총영사 9명(뉴욕·LA·보스턴·시애틀·시카고·샌프란시스코·애틀랜타·호놀룰루·휴스턴)이 참석하는 미국 지역 공관장 화상회의를 주재해 아웃리치(대외협력)를 더욱 강화해줄 것을 주문했다.


조 장관은 "그간 본부와 공관이 긴밀한 협력 하에 준비해온 미국 신행정부 출범 대책을 보완해 이를 토대로 각 공관의 아웃리치를 더욱 강화해 달라"며 "외교적 필요와 국민적 기대에 부응토록 가용한 모든 자산을 총동원하라"고 강조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김홍균 1차관은 트럼프 당선인 측에 계엄과 탄핵 사태와 관련한 국내 상황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부터 우리가 트럼프 측과 계속 소통해왔고 이번의 국내 상황에 대해서도 적절하게 다 설명했다"며 트럼프 행정부와의 소통이 지속되고 있단 점을 부각했다.


이처럼 외교부는 대미 외교를 수습하기 위해 연일 미국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지만, 바로 다음 달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만남은 난관에 봉착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 국 정상과의 만남을 개시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면담을 시작으로 이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났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 후 처음으로 가진 첫 회견에서 중국과 일본·러시아·북한 등을 거론했으나, 한국을 언급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직접 대화도 시사했으나,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는 언급조차 없었다.


김 차관은 이번 미국 방문에서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기로 했지만, 트럼프 당선인 측 인사와 만날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국내 정재계 인사 중 처음으로 트럼프 당선인과 면담을 했으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참석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초청을 받진 못했다. 정 회장과 트럼프 당선인과의 면담에서는 국내 전반적인 기업 상황에 대한 대화만이 주로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의 갖가지 노력에도 트럼프 당선인과의 관계는 정반대로 흐르면서, 현재 외교 정상화를 위한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바이든 정부에 적개심을 갖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이 바이든 측 인사와 주로 접촉 중인 우리 정부를 탐탁지 않게 여길 수 있단 지적이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특히 외교·안보 정책에서 바이든 지우기(ABB) 기조를 가져갈 수 있는 트럼프 당선인 입장에서 현 정부의 행보는 괘씸해 보일 수 있다"며 "한미·한미일 공조는 바이든 대통령의 업적인데 트럼프로써는 이를 계승할 생각은 없을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바이든 측 인사와 만남을 피하는 게 상책이라 본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북한 문제 등으로 트럼프 당선인에게 한국의 존재감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을 것으로도 해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에게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고 그 다음 북한 핵문제가 눈에 돋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탄핵 정국을 맞이한 현 정부와 소통을 가질 경우 군대를 동원한 우리 정부를 옹호하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단 우려가 내포돼있을 수 있단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외교·안보라인의 재편이 시급하단 조언을 덧붙였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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