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서 테슬라 차량 세워두고 "사겠다" 공표
전날에는 소셜미디어에 차량 구매 의사 밝혀
폭락하던 주가, 트럼프 당선 직전 수준으로 회복
설문조사 응답자 85% "머스크 정치활동 부정적"
테슬라 주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뒷배' 삼아 이뜰째 강세를 보였다.
12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7.59% 오른 248.09달러에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테슬라 자동차를 직접 구매하겠다는 뜻을 밝힌 직후 3.79% 반등한 데 이어, 연이틀 상승세한 셈이다.
테슬라 주가 급등에는 전날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테슬라 감싸기' 이벤트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테슬라 차량 5대를 세워놓고 "이 중 한 대를 구매한다"고 밝혔다. 모델 S 세단에 직접 올라타 "차가 아름답고 훌륭하다"는 발언까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슬라 매장을 공격하는 사람들을 '국내 테러리스트(domestic terrorists)'로 분류해야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게 할 것"이라며 "그들은 위대한 미국 회사에 해를 입히고 있다. 그들을 멈추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반대하며 테슬라를 공격하는 이들을 향해선 "위대한 미국 회사를 해치고 있다"며 "내가 말해두겠다. 테슬라에 무슨 짓을 하면 지옥을 겪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매체 배런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가 백악관에서 일종의 테슬라 광고를 한 뒤 테슬라 주가가 치솟았다"고 평가했다.
앞서 테슬라 주가는 지난 10일 15.4% 폭락해 222.15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장관을 맡아 연방 기관 축소, 대규모 인력 해고를 주도하면서 테슬라를 겨냥한 불매운동과 차량 방화 등이 잇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테슬라 주가는 최고치(지난해 12월 17일)인 479.86달러 대비 53.7% 하락해 반토막이 됐고, 올해 들어 연중 낙폭은 45%로 커졌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입김'으로 반등에 성공하면서 이날 종가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한편 미 증시 투자자 상당수는 머스크의 정치활동이 테슬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미 경제매체 CNBC와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애덤 조너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가 전날 투자자 24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5%는 머스크의 정치활동이 테슬라 사업 펀더멘털에 "부정적"이거나 "아주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론 응답자의 45%가 "부정적"이라고 답했고, 나머지 40%는 "아주 부정적"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설문조사 표본 규모가 작다는 한계가 있지만, 해당 결과는 정치적 활동에 나선 머스크를 향한 대중 불만이 고조되는 최근의 징후를 보여준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