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박정호 사장 1년 SKT, 중간 점검 성적은?


입력 2017.11.15 06:18 수정 2017.11.15 11:02        이호연 기자

견조한 실적... 성장 동력 발굴은 현재 진행형

내년 유임 유력...중간 지주회사 카드 꺼내드나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SKT
견조한 실적... 성장 동력 발굴은 현재 진행형
내년 유임 유력...중간 지주회사 카드 꺼내드나


“3년간 뉴 ICT 산업 생태계와 네트워크 구축에 총 11조원을 투자하겠습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부임한지 1년이 다 되 가면서 그간의 성과에 대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 사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딥 체인지’ 특명을 받고 지난해 12월 21일 SK텔레콤 수장 자리에 앉았다.

박 사장은 지난해 1월 정보통신기술(ICT) 새판 짜기에 11조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인공지능(AI)·빅데이터·커넥티드카·콘텐츠·5세대(5G) 등의 사업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아직 결실을 논하기엔 이르다.

절반의 성공...SKT, 3분기까지 견조한 실적
SK에서는 박 사장이 정성적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얻지 않겠냐고 보고 있다.

그룹 내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도 겸임하고 있는 박 사장의 올해 가장 큰 업적은 도시바메모리 인수다. 인수합병(M&A) 전문가로 통하는 박 사장은 최태원 회장을 도와 SK가 도시바의 반도체사업을 가져 오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SK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번 도시바 인수전은 그룹 내 캐시카우인 SK텔레콤의 역할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최태원 회장의 최측근인 박정호 사장이 성공적으로 역할을 해냈다”고 평했다.

반면 SK텔레콤 대표로서 성과 판단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그룹이 박 사장에게 기대하는 것은 SK텔레콤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며 서비스 플랫폼 회사로 진화하는 것이다.

현재 통신시장은 성장 정체를 겪고 있다. SK텔레콤은 장동현 사장 재임 2년간 20% 선택약정할인과 단말기 유통법 등의 영향으로 전체 영업이익이 6.4% 하락한 바 있다.

올해는 지난 3분기까지 SK텔레콤의 실적은 비교적 견조한 편이나 매출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불황형 흑자 상황으로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지난 3분기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4조4427억원으로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7.5% 감소했다. 오는 4분기는 마케팅비용 절감에 따라 실적 개선이 점쳐지고 있다.

SK텔레콤이 시행하고 있는 5G 커넥티드 카, AI 스피커 ‘누구’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 구축 사업, AI와 결합한 내비게이션 T맵, 5G 상용화 기술 개발 등도 신사업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체질 개선은 몇 년 전부터 그룹에서 정한 로드맵대로 진행중”이라며 “현재까지 경쟁사 대비 눈에 띄는 결과물이 없지만, 방향은 맞게 가고 있어 그룹에서도 이같은 점을 고려해 인사 평가에 반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텔레콤 사옥의 일부 모습. ⓒ 연합뉴스
‘유임’ 박정호, 내년 승부수는
박 사장은 내년에도 SK텔레콤을 이끌 전망이다. 앞서 SK그룹은 지난해 큰 폭으로 사장단 인사를 시행한 바 있다.

올해는 실적 개선을 이끈 계열사를 중심으로 소폭 단행이 예상된다. 박 사장의 경우 취임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았고 SK이노베이션이나 SK하이닉스 등 다른 계열사로 옮길만한 자리도 마땅치 않다. 특히 진행되고 있는 신사업이 많은 만큼, 최소 2년 이상 자리를 지키지 않겠냐는 추론이다.

관건은 내년도 정책 상황이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은 계속될 예정으로 25%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은 오는 4분기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는 내년 3월 ‘단말기 완전 자급제’와 ‘보편요금제’에 대한 결론을 낸다.

완전 자급제가 시행되면 유통구조가 완전히 바뀌면서 새 판을 짜기 용이하지만 큰 변화는 SK텔레콤으로서도 양날의 검이다. 보편요금제는 가입자당 평균매출액(ARPU)을 하락시키며 매출 악화 리스크로 꼽히고 있다.

자회사 SK플래닛의 고질적인 실적 악화도 해결해야 한다. 이같은 이유로 증권가에서는 SK그룹이 ‘SK텔레콤 중간 지주회사’ 전환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관측이 여전하다.

그 선봉장으로 박 사장이 꼽히고 있다. 그는 지난해 최태원 회장의 지배력을 확고하게 한 SK C&C와 SK의 합병작업도 성공적으로 이뤄낸 바 있다.

SK텔레콤이 중간 지주회사로 전환되면 급성장하고 있는 자회사 SK하이닉스가 사업확대를 수월하게 추진할 수 있고, 물적 분할시에는 이동전화 사업부가 100% 비상장 회사로 전환돼며 규제 압박을 덜 수 있다.

박 사장 역시 지난 9월 제주도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현재 지배구조개편을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적당한 시점은 정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박 사장은 SK그룹의 기대와 우려를 한 몸에 떠안았다. 올해는 씨를 뿌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SK 주식회사 C&C 재직 시절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의미있는 결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정기인사에서 유임될 경우 박 사장의 임기는 2019년 3월까지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