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협정’ 효과?…최대 24만원 공시지원금 유지
정식 출시일 ‘기습상향’ 가능성 대비해 ‘눈치싸움’
이동통신 3사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0’ 사전예약 개통일인 27일에도 기습 상향 없이 당초 예고한 공시지원금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통 3사가 맺은 ‘신사협정’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는 모양새다. 다만, 아직 제품 정식 출시일 이전이고 온라인과 집단상가 위주로 불법보조금(리베이트)이 살포될 여지는 남아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이날 갤럭시S20 사전예약자들을 대상으로 기기 개통을 시작한다. 사전예약 전 예고한 공시지원금은 변경 없이 유지됐다.
앞서 이통 3사는 지난 10일 갤럭시S20 공식 출시를 앞두고 신규 출시 단말기 예약가입절차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불법보조금을 근절하기 위해 내놓은 자구책으로 이른바 ‘신사협정’으로 불렸다.
개선 방안 중 공시지원금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이통 3사는 사전예약 기간 예고한 지원금은 출시일 전까지 변경 없이 유지하고, 출시 당일 확정 공시 시 지원금 변경이 있을 경우 이용자 피해 예방을 위해 상향 조정만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기기 첫 개통일인 이날 한 통신사의 기습 공시지원금 상향에 대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으나 돌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해 상반기 첫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으로 출시된 ‘갤럭시S10’의 경우 LG유플러스가 최대 47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제공하자 SK텔레콤이 단통법을 어기면서까지 공시지원금을 상향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여기에 KT까지 가세하면서 갤럭시S10 공시지원금은 최대 78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이통 3사가 갤럭시S20 공시지원금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그만큼 지난해 마케팅 출혈경쟁으로 인한 실적 악화가 뼈아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통 3사는 지난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높은 5G 가입자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마케팅비 폭증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하지만 아직 이통 3사는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정식 제품 출시일인 내달 6일 또 다시 어느 한 곳에서 공시지원금을 기습 상향할 경우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게 이통사들의 기본 입장이다.
신사협정에 따라 사전예약 기간 동안 유통점에 공지할 수 없었던 판매 수수료도 이날부터는 공지가 가능해졌다. 표면적인 공시지원금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뒤로 은밀히 지급하는 불법보조금(리베이트)은 살포될 수 있다는 얘기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사전예약 기간이 내달 3일로 연장됐지만, 공시지원금은 이날 나온 것이 최종 확정된 것으로 보면 된다”며 “일주일 뒤에는 공시지원금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에 내달 6일 상향되거나 조정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갤럭시S20 시리즈 공시지원금은 최대 24만원이 지원된다. 요금제에 따라 SK텔레콤은 10만~17만원, KT는 8만9000~24만원, LG유플러스는 7만9000~20만2000원으로 책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