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위해 물러나야할 각료' 압도적 1위
"집값 못지않게 文 지지율 하락에 영향"
"반개혁·권위적 방식에 국민들도 짜증"
윤석열과의 대립구도, 정권 檢개혁에 부담
문재인 정부 국무위원 가운데 화제를 몰고 다니는 인물로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첫 손에 꼽힌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바톤을 이어 받아 인사 등 과감한 조치를 취했다. 특히 수사지휘권을 행사해 민주당 입장에서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던 윤석열 검찰총장을 압박하며 지지층의 갈채를 받았다.
하지만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면서 추 장관을 향한 반감도 커지고 있다. <쿠키뉴스> 의뢰로 데이터리서치가 지난 1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추 장관은 '국정수행에 많은 기여를 한 인물' 1위(20.9%)에 꼽혔다.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성공을 위해 물러나야 할 각료'에 압도적인 1위(32.7%)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가 있었지만, 그 외 계층에서는 ‘비호감’이 커지는 역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부동산 문제로 여론을 질타를 받은 김현미 국토부장관(19.3%)과의 차이도 컸다.
이와 관련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미애가 정권을 망치는 인물 1위에 오른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김현미 보다 높게 나온 것을 보니, 이 분이 집값 못지 않게 지지율 하락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정권을 살려준 것은 장관이나 의원이 아니라 실은 정은경 본부장"이라고도 했다.
이 같은 여론을 반영하듯 7월 14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추미애 탄핵청원'이 14일 기준 의무답변 기준인 2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23일 올라온 비슷한 내용의 청원도 역시 20만 명을 넘었다. 지난 3월에 있었던 해임청원을 포함하면 벌써 세 번째다. 청원인들은 추 장관의 '안하무인적인 태도' '검찰 정치적 중립 훼손' 등을 해임 혹은 탄핵의 이유로 들고 있다.
여권에서는 나름의 '악역'을 해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정운영을 하다보면 궂은 일을 해주는 사람이 필요한데 추 장관이 그런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어느 누구라도 여론의 역풍을 맞으면서 헤쳐 나가기 쉽지 않다"며 "어려운 일을 추 장관이 총대를 메고 나서 정부여당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다만 정권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는 추 장관의 존재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좋은 시기에는 지지층 결집과 성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어려운 시기에는 더욱 나락으로 빠뜨리는 역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예전부터 추 장관은 어려울수록 더욱 과감하게 나가는 면이 있었다"며 "정치인에게는 덕목일 수 있지만, 각료로써는 다를 수 있겠다"고 했다.
특히 검찰개혁 현안을 윤석열 총장과 자신의 대결구도로 만든 점에 대해서는 당내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해찬 대표가 윤석열 총장의 이름을 거론하지 말라고 함구령을 내린 것은 검찰개혁 동력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검찰개혁에 공감대가 있다. 그런데 추 장관이 실행하는 방법이 반개혁적"이라며 "명분을 가지고 설득하는 게 아니라 마음 내키는 대로 하니 국민들 보기에 짜증만 나는 게 아니겠느냐. 윤석열과 자신의 대결로 프레임을 바꿔버린 것은 정권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