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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법적대응’ 난무하는 연예계, 교묘하게 법망 피하는 네티즌


입력 2021.02.25 05:00 수정 2021.02.24 18:40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아이유·강다니엘 등 연예인들 악플러 소송

'각도기' 잰 악성 댓글·게시글도 처벌 가능성 있어

ⓒ데일리안 DB

언제부턴가 연예계에선 ‘법적대응’이란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최근 연예계를 휩쓸고 있는 학교 폭력 논란부터 악플, 루머 등에 대해 소속사는 선처 없는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내고,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한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2년 5684건이던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사건은 2015년 1만 5043건으로 3배가량 증가했다. 지난 2019년에는 1만 6633건이 접수됐다. 명예훼손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고, 모욕 역시 고소가 있어야 수사를 할 수 있는 범죄임을 감안하면 악성댓글이나 루머 관련 고소가 수년 사이에 폭증했다는 이야기다.


이는 SNS 사용이 늘어나면서 사이버 폭력이 덩달아 증가한 것에 따른 결과다. 또 과거와 달리 무시하거나 참기보다 사이버 폭력에 대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정서가 형성된 것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연예인들 역시 이미지 타격을 우려해 참아왔던 과거와 달리 소속사를 통해, 그리고 직접 처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가수 강다니엘의 소속사 커넥트 엔터테인먼트는 온라인상의 악성 게시글 등에 대처하기 위해 법무법인 리우와 협업해 클린인터넷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상시 면밀하게 악성 게시글들을 모니터링하고, 해당 글에 대한 경고 및 삭제요구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또 명예훼손·모욕 등의 혐의로 지난달 29일 서울강남경찰서에 6차 고소장을 접수했다.


아이유의 소속사 이담 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악성 게시물을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공지했고, 지난달 25일 공식입장을 통해 일부 가해자들이 형법상 모욕죄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그 밖의 다수 가해자들도 수차례의 소환조사와 초범인 점을 고려해 교육이수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최근 연예계를 시끄럽게 한 ‘학폭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연예인들 중 의혹을 부인하는 이들의 경우는 대부분 법적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다. 실제로 배우 박혜수·조병규, 가수 김소혜 등이 고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홈페이지

소속사 차원에서 법적대응에 나서는 것은 단순히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보호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아이돌 그룹이 소속된 한 기획사 관계자는 “궁극적인 목표는 아티스트를 보호하고, 잘못된 온라인 문화를 바로잡는다는 취지이지만 연예계에서 법적대응을 적극적으로 하게 된 데에는 또 다른 배경들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티스트가 악플에 시달릴 경우 팬들이 소속사 차원에서의 대응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혹여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소속사는 뭐하냐’는 비판이 쏟아지는 일이 허다하다. 즉 팬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소속사의 법적대응을 부추긴 면이 있다는 말이다. 또 악플러들을 역으로 괴롭히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 처벌 수위가 높진 않지만 그 과정(소환 등)이 충분히 복잡하고 귀찮은 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연예계의 법적대응이 급증하자, 이와 비례해 네티즌의 악성 댓글과 게시글, DM(다이렉트 메시지) 등도 더 교묘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SNS와 댓글을 살펴본 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각도기 챙겨라”는 말을 접해봤을 터다. 각도기란 법적 처벌을 피할 목적으로 비판 글을 모호하게 작성하는 양상을 총칭하는 은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법적대응이 늘어나는 것의 반작용으로 네티즌이 자신의 수사 경험이나 노하우 등을 온라인상에 공유하는 경우도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습득하면서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는 수법이 점점 진화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이 ‘선’을 아슬아슬하게 지키는 것을 하나의 놀이 문화처럼 즐기는 현상까지도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각도기를 챙기면 형사처벌은 피할 수 있다’는 건 잘못된 믿음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악플러들의 경우 비방하는 대상, 즉 댓글이나 게시글에 주어를 명시하지 않는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주체가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제3자가 봤을 때 그 주체를 알아차릴 수 있다면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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