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8개월 남은 대선 바람이 달라지고 있다


입력 2021.07.07 07:08 수정 2021.07.06 13:09        데스크 (desk@dailian.co.kr)

대선 앞둔 국민들, 현실 직시 흔들림 없어

적선이 아니라 존엄, 인격적 대우 요구

ⓒ데일리안 DB

제 20대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이제 8개월 남았다.


9월 초 후보 확정을 앞둔 민주당은 자체 경선에 돌입했고, 야권에서도 10여명의 후보자들이 부상하면서 11월 초 후보 확정을 앞두고 경쟁이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대선을 앞두고 청와대와 정부에 대해 ‘정치적 중립’을 당부했다. 문 정권은 지난 달 대대적인 검찰 인사를 통해 공격과 방어 진지를 다져둔 것을 국민이 다 지켜봤는데도 이런 말을 태연스레 하고 있다.


구체적인 인사 내용을 보면 어처구니없는 경우가 많아, 이번에 봉변을 당한 검사들도 “내년 대선 결과를 기다린다”면서 사직하지 않고 각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언론 보도다. 바람직하다.


민주당은 경선 흥행도 급하지만, 언론관련법 개정 등 밀린 숙제에도 열심이다. 정부도 민주당과 청와대의 강요에 못 이겨 재난지원금 살포를 준비하고 있다. 여론의 지적이나 야당의 반대는 아예 흘려 버린다.


여권 진영에 서서 우호적인 보도를 이어가는 언론이나 유튜버들도 출전 채비를 마치고 8개월간의 장기전에 들어갔다. 이들은 야권 유력 후보에 대한 X파일도 슬쩍 흘리면서 이슈 만들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아마 1997년(김대중 당선)이나 2002년(노무현 당선) 대선과 같은 사기극(詐欺劇) 재현에 몰두할지 모르겠다. 되돌아보면 좌파 대통령은 이런 사기극이나 촛불시위 같은 극심한 거짓과 선동의 와중에서 탄생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난 보궐선거에서 가동됐던 ‘생태탕 쇼’도 별 효과가 없었고, 최근 X파일이 퍼진 뒤에도 당사자의 지지도가 되레 오르는 것을 보면, 유권자들의 학습효과가 놀랍다.


‘무능하고 비겁한 대통령’(2020.11. 유승민)과 그를 둘러싼 ‘내로남불 얼치기 운동권 정치 건달’(2021.6. 배훈천)들의 위선을 지켜보면서, 유권자들의 눈길이 날카롭게 다듬어졌다.


야권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공세는 아무래도 그가 몸담았던 검찰 쪽에서 맡은듯하다. 이제 경찰과 검찰이 사건을 물어오면 법원이 이를 신속하게 또는 느리게, 알아서 처리해 주는 등 손발이 척척 맞는다. 항간에서는 ‘명수(名手)와 오수(汚水)의 협업’이라고 손가락질한다.


지난 2일 의정부지방법원은 윤 후보의 장모 최 모 씨에 대한 의료법 위반과 사기 혐의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수감했다. 최 씨는 또 지난 2003년 동업자의 은행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윤 전 총장의 부인 김 모 씨는 검찰의 수사를, 윤 후보도 두 건의 수사 방해 의혹으로 공수처에 고발돼 입건된 상태다.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는 지난 2015년 성남FC 구단주(성남시장) 시절, 관련 기업들로부터 구단 광고비 명목으로 160여억원을 유치한 것과 관련해, 소환 조사를 통보 받고 반발하고 있다. 이 지사는 이와 관련해 지난 2018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고발 당했고, 경찰은 그 동안 관련 계좌들을 압수수색하고 내용을 분석해 왔다.


이 와중에 윤석열, 이재명 두 후보는 역사논쟁을 시작했다. 손쉽게 지지자들을 끌어들이고 상대를 힘 안 들이고 제압할 수 있어서 정치인들이 좋아하는 논쟁이지만, 이 수법도 이제 한계에 왔다.


국민들은 역사를 해석하고 정리하는 문제는 전문 연구자들이 시간을 갖고 할 일이지, 정치인들이 정치적인 이해를 노려 나댈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리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문 정부가 ‘죽창가(竹槍歌)’ 운운하며 4.15 총선 등 국내 정치에 외교를 끌어들여 국민을 선동하는 바람에 지금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압력과 망신을 당하고 있는 것을 “이럴 줄 알았다”며 한심하게 바라보고 있다. 어떻게 보통 국민들보다도 생각이 얕은지 기가 막힌다.


대선은 현 정권에 대한 심판에 더해 다가올 5년에 대한 국정 구상과 능력을 평가하는 기회다. 국민을 계속 바보로 여기고 구태의연한 사기극이나 꾸미고 유치한 역사논쟁이나 손쉬운 반일 분위기 조성으로 대선을 치르려 한다면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다.


이제 바람결이 달라졌다.


국민은 상식과 공정, 정의의 복원과 실현을 요구하고 그 과정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 푼돈이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은 인생의 첫 구간을 비굴하게 시작하고 싶어 하지 않고, 나이 든 세대도 비참한 심정으로 마지막 구간에서 침몰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바보가 아니라, 인격체로 대접받고 귀하게 여겨주기를 바란다.


달라진 바람결을 느끼지 못하는 정치세력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실패할 것이다. 여든 야든 정치권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염려하고 준비하는 국민의 속마음을 제대로 헤아려야 내년 선거에서 낭패(狼狽)를 면할 것이다.


글/강성주 전 포항MBC 사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1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