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중 13번째로 빅리그서 홈런 친 선수로 기록
‘기회의 땅’ 피츠버그서 출전 기회 늘려가며 맹활약
피츠버그는 선배 강정호가 활약했던 인연 있는 팀
박효준(25·피츠버그 파이리츠)이 ‘기회의 땅’ 피츠버그서 성공신화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효준은 1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 1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타구를 담장 밖으로 보냈다.
팀이 0-2 뒤진 4회말 선두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박효준은 상대 좌완 선발 J.A. 햅의 시속 146km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아치를 그렸다.
이로써 박효준은 빅리그 데뷔 후 9경기 30번째 타석에서 홈런포를 기록했다. 또한 한국인 중 13번째로 빅리그서 홈런을 친 선수로 기록됐다. 야수로 한정하면 10번째다.
햅을 상대로 1회 첫 타석에서 석연치 않은 볼 판정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던 박효준은 두 번째 대결에서는 제대로 되갚았다. 빅리그 통산 128승을 거둔 베테랑 좌완 햅의 3구 째 몸 쪽 직구를 받아쳐 우월 홈런을 터트렸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한 박효준이다. 그는 야탑고 3학년이던 2014년 7월 계약금 116만 달러에 메이저리그 명문 뉴욕 양키스와 계약하며 화제를 불러 모았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고독한 마이너리그 생활이 기다리고 있었다. 2015년부터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한 박효준은 지난달 17일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미국 입성 6년 만에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보스턴을 상대로 7회 대타로 데뷔했지만 얼마가지 못하고 7월 22일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이후 7월 27일 박효준은 트레이트를 통해 피츠버그로 이적했고, 이달 2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 메이저리그 처음으로 선발 출전해 첫 안타까지 기록했다.
박효준은 피츠버그서 제대로 기회를 부여받고 있다. 벌써 2루수, 유격수, 좌익수, 중견수, 우익수 등 5개 포지션을 소화하며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서고 있다.
추신수, 최지만 등 빅리그 선배들이 겪었던 ‘플래툰’도 적용받지 않고 있다. 그는 이날 세인트루이스 베테랑 투수 햅과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좌투수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인 점도 인상적이다.
또한 이날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한 박효준은 시즌 타율을 종전 0.308에서 0.310으로 소폭 끌어올렸다. 아직 많은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3할 대 타격으로 정교한 컨텍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공교롭게도 ‘기회의 땅’이 되고 있는 피츠버그는 강정호가 빅리그 입성 초반 강렬한 인상을 남긴 팀이기도 하다.
지난 2015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은 강정호는 데뷔 첫해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 OPS 0.816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2016시즌에는 10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5 21홈런 62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당시 피츠버그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킹캉’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강정호는 2016년 12월 음주사고 이후 미국 비자 발급을 거부당하는 등 시련의 시간을 보냈다. 이후 부상 등이 겹치며 전성기의 기량을 끝내 회복하지 못한 강정호는 아쉬움 속에 2019년 피츠버그와 결별했다.
강정호 이후 새롭게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은 한국인 내야수 박효준이 또 한 번 눈도장을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