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값·물류비 증가 영향 가시화…“가격 인상 최소화 노력”
OLED 대세화 목표 고무적…삼성 QD 등장에 경쟁심화 전망
전장사업 흑자전환은 아직…“내년 의미 있는 성과 있을 것”
LG전자가 4분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정책 시행 확산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여러 불확실성 속에서도 ‘고객가치’에 집중해 위기 극복에 나선다. 분기 최대 실적을 이끈 TV와 가전 ‘쌍두마차’를 필두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미래 먹거리인 전장사업의 경우 정상화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28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해상, 항공 운임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H&A사업본부의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당사 매출 기준으로 전년 대비 2% 정도의 물류비 영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현재 글로벌 가전 시장은 위드코로나 확산에 따라 펜트업(pent-up·억눌린)수요가 주춤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크게 증가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원자재 가격 증가와 물류비 상승이 대외 환경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LG전자는 이같은 물류비 증가가 4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물류비 상승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내년까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물류전략을 세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이런 현상이 내년 상반기나 하반기, 길게는 1~2년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최적화를 통해 물류비 상승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자재 글로벌 통합 네고시에이션(협상기술)과 권역별 제조 육성 또는 소싱(발주처) 다변화 최적화 등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사전 가격 예측을 통한 글로벌 권역 간 소싱을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공급 불안 리스크 최소화하기 위해 조직 역량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그 동안 목표해 왔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세화에 고무적인 성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삼성전자의 퀀텀닷(QD) OLED 출시와 관련해선 경쟁 심화가 우려되긴 하지만 생태계 확장 측면에선 긍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봤다.
회사 측은 “올해 올레드 TV 판매량은 3분기 기준 계획 대비 100% 진행 중”이라며 “연간으로 보면 연초 목표한 전년 대비 두 배 수준인 400만대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쟁사의 QD OLED가 출시되면 새로운 경쟁 형태로 인해 약간의 경쟁 심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OLED 생태계가 확대된다는 관점에서 시장에 긍정적 요소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전장의 경우 당초 목표했던 연내 흑자전환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이 예상보다 길어지며 주 고객인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좀처럼 생산량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리스크가 지속되고, 주요 완성차 공장 셧다운 등으로 자동차 부품 수요는 감소할 것”이라며 “이에 따른 수익성 확보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자동차부품솔루션(VS)사업본부의 4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은 글로벌 완성차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완성차 업체와 긴밀한 협력 및 다원화와 원가 절감으로 2022년엔 의미 있는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GM 전기차 볼트 리콜 관련 충당금 문제 역시 VS사업본부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특히 충당금의 환입 여부를 정확히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 당분간 불안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회사 측은 “GM은 2016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판매된 볼트 EV 14만대에 대해 리콜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전체 충당금은 3사(GM·LG전자·LG에너지솔루션)간 합의된 방식에 따라 합리적 기준으로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LG전자와 LG화학간 회계적 충당금 설정 시 현재 상황에서 중간 값을 적용했고, 최종 비율은 귀책 정도에 따라 추후 결정될 예정”이라며 “이미 설정된 충당금의 환입 가능성은 가정을 전제로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LG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18조7867억원, 영업이익 540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0% 늘었다. 영업이익은 GM 충당금 영향으로 49.6% 줄었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에 달성한 매출을 또 다시 뛰어넘으며 사상 최대 분기 매출 기록을 세우게 됐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17조8124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매출이 18조 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도 올해 LG전자가 사상 첫 연매출 70조원 돌파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3조7130억원, 3조1861억 원으로 모두 역대 최대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달성한 58조1000억원이다.
회사 측은 “흔들림 없이 ‘고객가치’에 집중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생활가전, TV 등 주력사업은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공급망 관리와 효율적인 자원 운영 등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