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올해 주력해온 사업
연말에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
北, 연초 당대회서 경제·국방 강조
문재인 정부 고위 당국자는 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내놓을 '메시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미국의 대북관여 의지와 별개로 북한이 어떤 '노선'을 취하느냐에 따라 향후 정세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북쪽에서 올 1년 동안 주력한 사업들을 연말에 어떤 식으로 평가할지 궁금하다"며 "신년사든 전원회의 소집 등을 통한 결정문 채택 형태든 한 번 더 그들의 입장을 종합정리할 테니 지켜보며 (향후 정세를)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올해 초 제8차 노동당대회를 통해 경제 발전과 국방력 강화를 주요 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
특히 경제 분야에 있어선 지난 2016년 제7차 당대회에서 수립한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실패를 자인하며 자력갱생·자급자족에 기초한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올해가 새로 수립된 경제 계획의 첫해라는 점에서 북한 당국은 각급 회의체를 연이어 가동하며 성과 달성을 끊임없이 압박해왔다.
문제는 장기화된 대북제재·코로나19 여파로 괄목할 만한 경제 성과를 과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 경제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최근 자립경제 구축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재자원화(재활용)·자급자족 등의 성과를 집중 조명할 것으로 보이지만, 경제 위축이 예상보다 심각할 경우 국방 분야 성과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앞서 북한은 지난 8월 한미연합훈련 개최에 반발한 이후 한 달 넘도록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각종 신무기를 연이어 시험발사한 바 있다. 지난달 11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국방발전전람회를 개최해 지난 5년간 개발한 한미일 공격용 무기를 대거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해당 전람회에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공개돼 미국을 우회 압박하려 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무엇보다 북한이 건조를 마친 것으로 알려진 신형 잠수함을 아직 공개하지 않은 만큼, 잠수함 진수식 및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을 통해 국방 분야 성과를 과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문 정부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긴 하다면서도 현시점에서 북한의 '고강도 군사행보'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분위기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남북회담본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단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한반도에 고강도 긴장이 조성될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이 관련 평가의 '근거'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중국과 밀착하고 있는 북한이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역내 긴장을 초래할 수 있는 ICBM·SLBM 시험발사 등의 '전략 도발'을 벌이긴 쉽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현재 한반도 정세가 '유동적'이라며 내년 초까지의 흐름이 향후 정세의 '가늠자' 될 수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남북이 다시 대화·협력으로 나갈 수 있는 유동적 정세를 만들고 있다고 평가한다"며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우리 하기에 따라서 '한반도가 다시 평화의 사이클로 진입하느냐' '긴장과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쪽으로 흘러가느냐'하는 기로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장관은 △종전선언을 통한 남북미 대화재개 △대북 인도적 지원 △설 명절 계기 이산가족 상봉 △9·19 군사합의 안착 등의 대북구상을 언급하며 "마지막 1분 1초까지, 최후의 시간까지 결코 집중력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측도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우리의 노력에 호응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