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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구광모, 파격 인사 후 경영 행보 가속 페달


입력 2021.12.15 06:00 수정 2021.12.14 23:10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삼바 모더나 백신 허가…제 2 반도체 신화 목표

LG, LX와의 지분 정리로 2기 경영 체제 본격화

불확실성 증대 속 신성장 위한 변화·혁신 강화

삼성바이오로직스 완제공정.ⓒ삼성바이오로직스

최근 연말 정기 인사에서 나란히 파격 인사를 단행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경영 행보에 가속 페달을 밟는다.


이재용 부회장은 바이오를 반도체에 이은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구광모 회장은 계열분리를 위한 지분 정리로 2기 경영 체제 본격화에 나섰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 생산하는 미국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정식품목 허가를 받은 것을 두고 삼성의 바이오산업 본격 성장과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도 조명받고 있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인 '스파이크박스주'는 국내에서 허가된 코로나19 백신 중 최초로 위탁 생산하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 백신이다. 지난 5월 말 수입품목으로 허가돼 수입, 공급돼오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10월부터 위탁 생산해왔다.


식약처는 지난 13일 모더나코리아가 지난달 8일 신청한 '스파이크박스주'에 대해 제조판매 및 품목허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0월 삼성바이오로직스 위탁생산 백신에 대해 긴급 사용을 승인했는데 이날 정식 품목허가로 국내 판매가 정식으로 허가됐다. 국내 의약품 제조공장에서 생산된 코로나19 백신 중에서는 첫 정식 품목 허가 사례다.


이로써 국내 판매뿐 아니라 해외 수출도 가능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위탁생산 백신은 이미 필리핀(11월26일)과 콜롬비아(12월2일)에서도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바 있어 수출 확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미국 그린라이트 바이오사이언스와 mRNA 백신 원료의약품(DS·Drug Substance)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는 성과도 냈다.


현재는 원료의약품을 공급받아 완제품만 생산하는 수준이지만 이번 계약에 따라 앞으로는 코로나19 백신 원료의약품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잇따른 성과로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 도약과 함께 삼성의 바이오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바이오를 제 2의 반도체로 육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온 이재용 부회장의 능력과 역할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가석방 직후부터 물밑에서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 문제 등을 최우선으로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 초도물량을 당초 예상보다 한달 이상 빠른 지난 10월 출하하게 된 것도 이 부회장이 모더나 최고경영진과 화상회의를 하는 등 적극 지원한 것이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오른쪽)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삼성전자

지난달 미국 출장때는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나 코로나19 백신 공조 및 향후 추가 협력방안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는 등 바이오 사업에서의 보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바이오사업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향후 관련 경영 행보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미 지난 8월 가석방된 직후 발표한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에서 바이오 산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바이오시밀러 강화를 통해 ‘제 2 반도체 신화’를 쓰겠다는 목표다. 삼성이 향후 3년간 단행할 총 240조원에 달하는 투자 중 상당 금액이 바이오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광모 LG 회장도 삼촌은 구본준 LX 회장과의 상호 지분 정리를 통해 2기 경영 체제 본격화를 위해 토대를 마련했다.


구광모 회장과 구본준 회장은 전날인 14일 각자 보유한 LX홀딩스와 ㈜LG 지분을 거래소 개장 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면서 지분을 정리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구본준 회장 일가가 보유한 ㈜LG 지분이 2.96%만 남게 돼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 기준인 동일인 관련자 지분 3% 미만 요건이 충족됐다. 구광모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LG 지분은 기존 45.88%에서 41.7%로 소폭 낮아졌으나 여전히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하는데는 문제가 없다.


양 그룹간 상호 지분 정리 완료로 계열 분리는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향후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 분리를 신청할 예정으로 내년 상반기에는 계열 분리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구광모 회장으로서는 LX와의 계열분리를 통해 향후 불확실성을 줄이고 2기 경영을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18년 6월 그룹 총수 자리에 올라 취임 4년차인 구 회장은 앞으로 변화와 혁신 속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의지를 반영하듯 지난달 정기 임원 인사에서는 회장 취임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인사를 단행했다. 젊은 인재들의 전진 배치를 통해 세대교체를 지속하면서 신성장동력 발굴 등 미래 변화에 적극 대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과 LG가 최근 나란히 파격 인사로 조직 체제를 정비하면서 향후 총수의 경영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게 됐다”며 “코로나19로 더욱 증대된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위기 극복과 새로운 성장을 위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LG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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