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페네르바체, 성적 부진 페레이라 감독 사실상 경질
김민재 영입 주도 인물..자리잡은 김민재 입지 영향 없을 듯
회장님은 오래 기다려주지 않았다.
터키 명문 클럽 페네르바체는 21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과 계약을 끝내기로 상호 합의했다"며 "지금까지 그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 그의 앞날에 성공을 바란다"며 사실상의 경질을 발표했다.
2021-22시즌을 앞두고 페네르바체 지휘봉을 잡은 페레아라 감독은 중국 슈퍼리그 시절부터 봐왔던 ‘대형 수비수’ 김민재 영입을 강력 추진한 인물이다.
시즌 초반 3연승을 질주하며 상위권을 지켰지만, 10월 중순 들어 연패 수렁에 빠지며 리그 선두에 승점14 뒤진 리그 5위까지 추락했다. 지난 시즌 아깝게 우승을 놓친 페네르바체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성적표다.
지난달 22일 이스탄불 더비에서 승리로 살아나는 듯했지만, 지난달 30일 강등권 괴즈테페전 무승부 이후 페레이라 감독을 향한 여론은 급격히 악화됐다. 팬들은 '(성적 부진에 좌시하는)구단 수뇌부는 물러가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경기장 밖에 집결하기도 했다.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련의 상황에 페네르바체 구단 회장도 격노했다.
내심 선전을 기대했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에서도 밀려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에 내려온 데다 최근 6경기 1승(3무2패) 등 팀이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예상 보다 이른 시점에 경질이 결정됐다. 올 시즌 지휘봉을 잡은 만큼 조금 더 기회를 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페네르바체는 기다려주지 않았다. 현지언론들은 “페레이라 감독의 유일한 성과라면 김민재를 영입한 것”이라고 차가운 평가를 내렸다.
페레이라 감독의 유일한 성과로 평가받는 김민재의 입지는 경질과 관계없이 탄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새로운 감독이 부임해 수비라인에 손을 대도 김민재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최근 크고 작은 실수를 범하긴 했지만, 입단 후 김민재가 보여준 활약에 페네르바체 팬들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포지션이 수비수지만 김민재가 볼을 잡을 때마다 환호성을 내지르는 것만 봐도 김민재에 대한 신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을 비롯해 유수의 클럽들도 김민재를 주시하고 있다.
결정적인 것은 김민재가 페레이라 감독 보호 아래 자리잡은 것이 아니라 순전히 개인의 실력으로 페네르바체서 입지를 다졌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