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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소중한 전우가 떠났습니다"…한 병장이 군 생활 함께 한 군견 떠나보내며 쓴 편지


입력 2021.12.29 20:37 수정 2021.12.29 16:58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공군 군사경찰 소속 군견 '다비' ⓒ 제보자 A씨

"하늘에서는 몸과 마음 편히 따뜻한 곳에서 푹 쉬기를…"


일병 때부터 함께 한 군견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현역 병장. 그는 군 생활 동안 누구보다 아끼던 전우이자 친구를 가슴에 품고 그에게 마지막 편지를 썼다.


29일 자신을 현역 공군 군사경찰 소속 병장이라고 밝힌 제보자 A씨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글을 제보했다.


글과 함께 담긴 사진에는 늠름한 자태를 뽐내는 군견을 끌어안고 있는 한 군인의 모습이 보인다. 군견의 이름은 다비. 함께 있는 군인은 A씨다.


A씨는 "제가 전입 온 일병 때부터 같이 지내 온 군견이 제 곁에서 세상을 등졌다"라며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다비는 A씨가 전입 온 지난해 12월부터 그와 함께 지낸 순찰견이다. 군견을 관리했던 A씨와는 늘 함께 했던 사이기에 우정이 돈독했다고 한다.


제보자 A씨와 군견 '다비' ⓒ 제보자 A씨

A씨는 "올해 11월에 있던 공군 군견경연 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더운 여름엔 낮 시간을 피해 밤에 훈련을 하고 날이 추워일 땐 밤이 오기 전에 열심히 훈련을 진행해 끝내 최우수상을 입상했다"며 "저와 최고의 호흡을 맞춘 최고의 파트너라고 자부한다"라고 했다.


공군 군견경연대회에 참가한 군견으로서 최고의 영예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최우수상을 차지한 다비. 이는 모두 다비를 향한 A씨의 각별한 애정과 트레이닝이 이뤄낸 결과였다.


다만 둘의 우정은 영원히 이어질 수 없었다. A씨가 휴가를 나오기 전인 지난 26일 오후 1시께, 상태가 갑작스럽게 악화된 다비는 대전에 있는 국군의학연구소로 급히 이송됐지만 앞날을 장담할 수 없었다.


이송 도중 저체온증이 찾아와 심정지가 온 상태로 병원에 도착한 까닭이다. 수의관과 A씨가 응급처치를 이어갔지만 결국 다비는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됐다.


다비를 떠나보낸 A씨는 "차게 식어만 가는 그 친구를 앞에 두고 있으니 참고 싶어도, 의도하지 않아도 미친 듯 눈물만 흘렀다"고 감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다음날인 27일에 휴가가 잡혀 있어 바로 다음 날 나가야 되는 상황이었는데, 이 친구가 어떻게든 제 옆에서 끝까지 버티다 세상을 등진 것 같아 더욱 가슴이 아렸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A씨는 "다비가 대회 준비를 한다고 많은 고생을 했다. 이 친구가 하늘에서는 몸과 마음 편히 따뜻한 곳에서 푹 쉬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세상을 떠난 전우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한편 지난 14일에는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군사경찰대대 소속 전담군견관리병 김기태 병장이 군 생활을 함께한 군견 '레다'를 전역 후 입양하기로 해 눈길을 끌었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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