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민영화 이후 조직 쇄신 기대”
손태승號 종합금융그룹 도약에 일조
우리은행이 이원덕 수석부사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했다. 2년만의 최고경영자(CEO) 교체다. 손태승 우리금융회장의 복심으로 알려진 이원덕 내정자는 ‘완전민영화’ 이후 우리은행의 조직 쇄신을 이끌어 종합금융그룹 도약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이변 없었다...그룹 시너지 극대화
우리금융그룹은 7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개최하고, 이원덕 부사장을 차기 우리은행장 단독 후보로 낙점했다고 밝혔다. 완전민영화 이후 분위기 쇄신 등 은행 조직 활력과 경영 안정성 제고를 위한 적임자라는 판단에서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이원덕 후보는 우리은행 미래금융단 상무, 경영기획그룹장을 역임하고, 지주사 수석부사장으로 그룹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하고 있다”며 “플랫폼 경쟁력이 핵심 경쟁요소가 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그룹 디지털혁신소위원회 의장으로서의 경험 등이 높이 평가됐다”고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이 내정자는 유력 후보로 언급돼왔다. 우리금융에서도 손꼽히는 전략통으로 전략기획 부문을 오래 담당하며 그룹 전략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왔다. 이 내정자는 우리은행 전략사업부를 거쳐 미래전략단장,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등을 지냈다. 2020년부터는 지주 CSO선임됐으며, 손태승 회장과 함께 우리금융의 사내이사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또 직무대행 역할도 부여받으며 그룹 2인자의 역할을 무리없이 수행했다.
특히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잠재투자자 관리와 지분매각을 담당하며 과점주주 지배구조 체제 완성을 위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손 회장과의 합도 좋아 지주와 은행간 관계를 재정립하는데 적임자라는 평이다. 그는 손 회장과 같은 옛 한일은행 출신으로 전략기획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우리금융이 완전민영화 이후 새출발하려는 시점에서 이 내정자의 발탁은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평가다. 자추위 또한 인선 과정에서 이같은 점을 거듭 강조해왔다.
◆ ‘수익성’ ‘디지털 전환’ 두마리 토끼 잡아야
이 내정자는 다음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을 확정짓고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임기는 2년을 부여받았다. 우리금융은 올해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합병(M&A)을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룹 맏형이자 핵심 ‘캐시카우’인 우리은행의 역할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관리, 코로나19 장기화 속 취약계층의 금융 지원, 빅테크와의 경쟁 등 우리은행이 안팎으로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우리금융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권광석 행장의 연임이 아닌 교체를 선택한 것도 이러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대비 70.9% 급증한 1조9860억원을 기록하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3위인 하나은행과 경쟁관계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2019년 말 348조원이던 자산규모도 지난해 9월말 408조원까지 증가했다. 금리상승기에 진입하면서 올해도 호실적이 예상되지만,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 대출 규제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죄면서 소매금융 영업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카카오와 토스 등 빅테크와의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핵심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사로잡아미 미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당장 지난달 14일부터 정식으로 시행된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마이데이터는 소매금융 영업에 필수적인 고객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 모든 금융사가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활용성을 보면 빅테크의 완승이다. 치열한 금융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올해 경영 목표인 ‘고객중심 No.1 금융플랫폼 기업’을 실현하려면 사활을 걸어야 한다.
우리금융측은 “완전민영화 이후 조직 쇄신을 통해 조직의 활력과 역동성을 제고하고, 동시에 안정적인 조직운영을 바탕으로 은행의 미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후보를 선정하기 위해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이번 결과를 발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