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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파업 두 달’ 뿔난 소비자들…“노조 택배기사 비노조로 교체하라”


입력 2022.02.25 15:52 수정 2022.02.25 16:01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파업 길어지면서 계속된 배송지연에 불만 누적

아파트 커뮤니티 등 온라인 통해 비노조 기사로 교체 요구 빗발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가 3층의 점거 농성을 해제한다고 밝힌 21일 오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조합원들이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 단식 투쟁을 위한 텐트를 설치하고 있다.ⓒ뉴시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이하 택배노조)의 총파업이 두 달째로 접어든 가운데 전국 각지 주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노조 택배기사를 비노조 택배기사로 교체해달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파업 장기화로 불편을 겪은 소비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경주 한 아파트 주민으로 구성된 네이버 카페에는 “아파트 자체적으로 CJ택배 기사교체 요구해야 되지 않을까요?”라는 주민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주민은 “CJ택배를 못 받은 지 한두 달 된 거 같다. 급한 건 부모님 집으로 받아서 해결했는데, 이것도 한두 번이지 솔직히 뭐하는 짓인가 싶다”고 토로했다.


또 “인근 지구에서 우리 아파트 배송기사만 노조다. 이제는 지긋지긋하다. 2달 참았음 많이 참은 거 아닌가? 단체로 대리점 사장한테 항의해서 배송기사 교체 요구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게시글은 1665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으며, 56개의 댓글이 달렸다. 해당 아파트 주민들이 카페 회원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높은 조회 수다.


ⓒ네이버 카페 화면 캡처

댓글로 노조원 택배기사의 교체 요구를 주민 투표에 상정하자는 의견들도 다수 이어졌다.


분당, 판교, 위례지역의 한 카페에는“판교지역 택배기사 지속적으로 교체 요구하려구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주민은 “단 한 번도 파업을 그냥 놓친 적이 없는 대단한 택배기사분”이라며 “분당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다 멀쩡히 택배 받고 있는데 다 똑같은 돈 내고 이용하는데 이건 명백한 차별대우다. 이런 부당한 대우 더 이상은 받기 싫어 꾸준히 항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게시글은 1853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으며 22개의 댓글이 달렸다.


과천의 한 아파트 단지 동대표는 CJ대리점 사장으로부터 받은 공문과 게시글을 올렸다. 택배노조의 파업으로 택배배송이 불가능하며, 대체배송마저 막고 있어 부득이 물류센터에 동별로 분류해 놓을 테니 찾아갈 수 있도록 안내해달라는 내용이었다.


한 주민은 “혹시 저희 단지 기사님에 대한 페널티 부과나 교체는 힘든 것인지, 고객 상품 볼모로 두 달이 다 되 가도록 배송을 막는 건 정말 염치없는 행동인데 이분을 나중에 우리 단지로 다시 들이는 게 참 싫다”는 댓글을 달았다.


이에 대해 동대표가 “의견을 취합해 보겠다”는 답글을 달았고, 수명의 주민들이 동의한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이 같은 논의들이 공론화되고 있는 것은 파업 두 달이 넘어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노조원 택배기사들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분당, 수정, 경기도 광주 등 일부 지역들의 경우 당일 배송률이 50%~60% 수준으로 보통 97%~98%가량인 타 지역에 비해 절반 수준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카페 화면 캡처

회원 수 60만을 넘는 대형 쇼핑몰 창업 관련 카페에서는 택배파업 관련 투표가 진행 중이다.


“쇼핑몰 대표로서 택배파업에 가담한 기사님이 다시 복귀하시면?”이라는 질문에 대해 “기쁜 마음으로 함께 일한다”와 “비노조 기사님이 와야 택배 집화와 배달을 맡기고 싶은 심정”이라는 두 답변 중 하나를 고르는 투표다.


글쓴이는 “파업한 택배기사들이 다시 복귀해도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새로운 기사에게 배달을 맡기고 싶은 심정”이라며 “그 기사는 언제든 파업할 확률이 너무 높지 않느냐”고 밝혔다.


한편 택배노조는 지난해 12월28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갔으며, 지난 10일에는 택배노조원200여명이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에 침입, 16일째 불법점거를 이어가고 있다. 침입 과정에서 임직원 30여명이 집단폭행으로 부상을 입기도 했다.


택배노조는 지난 23일부터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과 대화에 들어갔으나 최종 입장 조율에는 실패했다.


논의 과정에서 대리점연합은 조합원들이 배송을 거부할 경우 합법적 대체배송을 할 수 있도록 방해 금지를 요구했으나, 택배노조는 조합원들이 자기 물건을 배송하지 못하면 수입이 줄어든다며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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