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확산되자 김용민 "죽을 죄 지어…이재명에 도움 안 된다면 조용히 있겠다"
유권자들 "한 여성에 대한 인격살인…나꼼수 버릇 못고치고 또 선동, 시민들이 바보인가?"
여성학자들 "명백한 여성혐오…부부관계를 남녀 간 또다른 성적 계약으로 인식"
"고위층 남성에게 여성의 외모·신체 교환 대상으로 내놓고, 오롯이 표심 위해 여성 성적 대상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 출신 김용민 사단법인 평화나무 이사장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배우자 김건희씨로부터 성상납을 받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도를 넘어선 여성혐오라는 비난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부부관계를 남녀 간 또다른 성적 계약관계로 인식하고 있다며 오롯이 표심을 위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방식 자체가 잘못됐다고 질타했다.
김 이사장이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의 경쟁자 윤석열은 검사로 있으면서 정육을 포함해 이런저런 선물을 받아 챙기고, 이런저런 수사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김건희로부터 성상납을 받은 점이 강력하게 의심된다"며 "검찰 조직을 동원해 쿠데타를 일으킨 것은 우리가 TV로 봤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김씨는 ‘김건희로부터 성상납을 받은 점이 강력하게 의심된다’는 부분을 ‘김건희 최은순 모녀에게 갖은 특혜를 준 것이 강력하게 의심된다’로 수정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까지 김씨의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김씨는 결국 SNS에 다시 글을 올려 "죽을 죄를 지었다"며 "이재명 후보에게 아무 도움이 안 된다면 조용히 있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일부 유권자들이 김씨의 발언에 강한 불쾌함을 드러내는 등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주부 이모(32·여)씨는 "김용민씨 발언은 패륜적인 막말이자 김건희씨라는 한 여성에 대한 인격살인 수준"이라며 "우리 남편도 '건희 여사 불쌍하다고 어떻게 이렇게 더러운 이야기를 하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본인이 목격한 것도 아닌데 도대체 어떤 더러운 망상을 하기에 저런 말을 하느냐"고 분노했다.
직장인 이모(32·여)씨도 "아내가 남편에게 성상납이라고 표현하는 게 제 정신으로 할 소리인가"라며 "여성은 남성에게 성을 상납하는 것이라는 여성 혐오적 시각과 사고방식이 내재된 말이라 같은 여자로서 기분이 너무 나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여성이 살아온 삶을 깡그리 무시하고 성매매 여성으로 매도하는 건 도를 넘는 짓"이라고 덧붙였다.
직장인 정모(35)씨는 "예전 나꼼수 버릇 못고치고 또 선동하려고 했던 모양인데, 시민들은 바보가 아니다"며 "결혼 전에 동거하는 부부들은 죄다 성상납을 한단 말인가. 당과 이념을 떠나 이런 역겨운 발언을 용납해선 안 된다"고 질타했다. 이어 "사과는 당사자인 김건희씨에게 해야지 왜 이재명 후보와 당에게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허영일 민주당 선대위 산하 디지털혁신위 대변인은 "송영길 대표님한테 건의한다"면서 "김용민 이자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은 상식이 있어야 한다. 제1야당인 윤 후보를 이렇게 공격하는 것은 수상한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김건희씨의 성상납 발언은 명백한 여성혐오"라며 "결국은 부부라고 하는 사적인 관계도 여성과 남성 간 또다른 성적 계약이라고 한 것일 뿐만 아니라 고위층 남성에게 여성의 외모, 신체를 교환 대상으로 내놓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인식이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다른 여성학자도 "상대방에게 치명타를 입히는 전략으로 혐오가 동원됐다"며 "모든 여성은 창녀다라는 어떤 작가의 주장처럼 여성들이 자신의 성적인 매력을 이용해 사회적 성취를 이룬 남성에게 다가가고 그 남성을 유혹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룬다는 것은 여성을 대단히 폄하하는 시도이자 발언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을 성적인 매력으로 누군가에게 어필하고 부당한 이득을 취하거나 자신이 목표로 했던 것을 이루는 존재로 치부하는 발언 자체가 여성 전체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악영향을 준다. 윤석열 후보도 여가부 폐지 등 여성 혐오 논란을 야기한 후보이고, 그런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여성을 폄하하고 나선 김용민씨도 문제다. 오롯이 표심을 위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방식 자체는 여야 할 것 없이 잘못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