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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동훈 청문회 보이콧 검토…무섭나?


입력 2022.04.19 02:02 수정 2022.04.18 08:18        데스크 (desk@dailian.co.kr)

밑지는 장사 대신 아예 시장 문 닫아버리는 비겁한 꼼수

논리 밀리고 스타 탄생 장 열어주는 기회만 제공할 것 고민

韓, 말이 곧 문장…‘삼겹살 즐기는 채식주의자’ 비유도 탁월

친문 카페에서 그의 용모, 패션, 어록 등 일거수일투족에 관심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우려했던 사태가 현실이 될 수도 있는 민주당의 속내가 비쳤다.


윤석열 초대 내각 법무부장관 후보자 한동훈의 인사청문회가 아예 열리지도 않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실을 민주당 청문회 준비단장이 공개적으로 밝혔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놓고 지금 여야, 신구(新舊) 대통령 윤석열과 문재인 측의 대치가 일촉즉발(一觸卽發) 상황이다.


따라서 그 저지와 대비 사령탑으로 윤석열이 찍은 한동훈의 말과 태도에 국민들 대다수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청문회 TV 중계 시청률이 아마 역대 어느 정부 요직 후보자보다 높을 것이다. 민주당은 두려움의 대상인 ‘조선 제일의 검’(劍) 한동훈을 결사반대하면서도 그를 더 키워줄 큰 장(場)이 서는 것은 원치 않고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한동훈이 검수완박을 깰 논리를 갖추었을 뿐 아니라 설령 그게 이뤄지더라도 후속 설치될 수 있는 중수청을 지휘하게 되고, 그 전에 상설 특검 추진이 가능한 권한과 의지를 가진 인물이라서 극렬하게 반대한다. 윤석열의 ‘신의 한 수’에 대한 좌절감의 발로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오만방자하고 검찰 국가를 완성하려는 확신 범이다. 후보자가 청문회를 자기 선전장으로 만들 우려가 있고 국민의힘이 민주당과 대립 구도를 형성, 그의 체급을 키워주려는 의도까지 엿보인다. 박홍근 원내대표가 ‘암 덩어리가 되기 전에 미리 잘라야 된다’고 했는데, 저런 후보자를 국회에 추천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 그래서 인사청문회 자체를 거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청문회 준비단장 민형배는 이렇게 보이콧을 절대 반대 방식으로 쓰겠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반대하는 게 아니라 피하는, 논리에서 밀릴 것이니 무서워서 도망가는 전략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보이콧은 밑지는 장사 대신 시장 문을 닫아버리는 식으로 국민의 알권리를 원천 봉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문재인 정권 들어 시도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6대 범죄만 남은 검찰의 수사권을 1년도 안 돼 아예 전면 박탈하는 법안을 강행 추진하면서 야당 설득은커녕 국민들에게 한 번도 자세히 설명하는 기회를 열려고 하지 않았다. 지난 주 공식 발의한 법안에 쓴 제안 이유가 달랑 13줄이라 하지 않는가?


나라의 형사사법제도 근간을 바꾸는 법안 추진에 명분도 없고, 그 이유를 논리적으로 밝힐 실력과 성의, 시간이 없었다는 것을 자인한 13줄이다. 문재인과 이재명, 그리고 그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 직전 허겁지겁 어처구니없는 망나니짓을 하고 있다는 손가락질을 받아도 싸다.


그런 수준과 자세이기에 소신과 법, 상식으로 맞서겠다는 한동훈과 일전을 벌이는 데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논객 진중권이 그들의 전의(戰意)를 더 차갑게 식도록 하는, 한동훈 평가를 했다.


“이분, 지금 말하는 것 보시라. 문장에서 토씨 하나 안 틀린다. 그리고 굉장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다. 원칙적으로 이분이 옳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 의원들이 아무리 궤변을 동원한다 하더라도 아마 청문회장에서 판판이 깨지지 않을까 한다. (청문회 TV 중계가) 굉장히 재밌을 것 같다.”

이 ‘굉장히 재미있을’ 청문회를 민주당이 무산시킬 권리는 없다. 그것은 한 젊은 장관 후보자가, 윤석열이 국회에 나와 그랬던 것처럼, 일대 스타, 미래의 대권 후보로 부상할 수도 있다고 보고 그 기회를 아예 차단시키려는 비겁한 고육책이자 꼼수다.


한동훈은 후보자 지명 다음날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검수완박에 관한 입장을 거침없이 말했다. 바로 ‘야반도주’(夜半逃走) 발언이다.


“검수완박이 시행되면 힘센 범죄자들은 사실상, 제도적으로, 죄짓고도 처벌받지 않게 된다. 엄연히 존재하는 범죄 자체가 증발하게 된다. 서민 민생 범죄는 캐비닛에 잠자게 된다. 결국 이 법안이 통과되면 피해를 보는 것은 오로지 힘없는 국민들뿐이다. 검찰을 두려워해야 할 것(사람)은 오직 범죄자뿐이다.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렇게 명분 없는 야반도주극까지 벌이는지 국민이 많이 궁금해 하실 것이다.”

민주당은 그의 부드러우면서도 말이 곧 문장인 논리와 언변에 떨고 있는가? 뭐가 그리 무섭나? 그렇지 않다면 청문회 보이콧 같은 사술(詐術) 피우지 말고 당당하게 그와 대면해야만 한다. 그래서 검사들의 수사권을 완전히 빼앗는 것이 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중요한 일이고, 왜 그렇게 서둘러야만 하는지를 시청자들이 깨닫도록 해야 한다.


한동훈은 비유 능력도 탁월하다. 기자들이 기사 쓰기에 아주 좋은, 한때 ‘서초동 보도국장’이란 별명도 붙었던 그의 말솜씨다. 고심해서 글로 쓴 게 아니라 말로 바로 내뱉는 용어와 표현에 군더더기나 부적절한 종류가 없다. 민주당에겐 그의 이런 감각도 적지 않게 신경쓰일 터다. ‘삼겹살 좋아하는 채식주의자’가 그 예다.


“유시민 씨는 자기 스스로를 ‘어용 지식인’이라고 했다. 지식인의 사명은 약자의 편에서 권위와 권력을 비판하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어용 지식인’이라는 말은 마치 ‘삼겹살 좋아하는 채식주의자’라든지, ‘친일파 독립투사’라는 말처럼 그 자체로 대단히 기만적이다. 나는 지식인이 어용 노릇하기 위해서 권력의 청부업자 역할을 하는 일이 논란의 여지없이 세상에 유해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미 친문(親文) 여성 카페에서조차 관심이 폭증할 만큼 화제성이 지대한 인물이 됐다. 윤석열과 나란히 서 있는 사진에 보이는 키는 물론 양복, 스카프, 안경 같은 패션, 그리고 어록 등 일거수일투족이 온라인에서 얘깃거리다.


민주당이 그의 TV ‘출연’을 막는다면 과거 독재 정권 시절의 언론 통제에 국민들이 보였던 것과 비슷한 반응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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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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