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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나서는 이재용, ‘광폭행보’로 반도체 우려 불식시킨다


입력 2022.06.04 06:00 수정 2022.06.04 20:36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450조 천문학적 투자에 조기 인적 쇄신까지

7일 네덜란드 출국…반도체 장비 확보 총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설에 앞서 인사말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법리스크라는 족쇄에도 불구하고 광폭행보를 보이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외 불확실성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던 삼성 반도체 사업을 다잡으면서 우려를 불식 시켰다는 평가다. 총수가 직접 나서 삼성의 도약을 꾀하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에대한 사면 목소리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삼성 평택 캠퍼스 방문 이후 반도체관련 일정을 빠르게 소화하며 업계의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탈피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등에 집중 투자하며 ‘초격차’ 전략을 구사했으나 최근 TSMC와의 경쟁 심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20일 평택 캠퍼스에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안내하며 미국과의 협력을 공고히 하고 반도체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은 “25년 전 삼성은 해외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내에 반도체를 생산하게 됐다”며 “(삼성에게) 이 우정은 매우 소중하다”며 “앞으로도 강력한 관계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는 현대 세계의 엔진으로 모두를 위한 성장동력”이라며 “세계 모든 사람들이 인터넷과 대대적인 지식 데이터베이스에 공평하게 접근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직후 450조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삼성은 향후 5년간 국내 360조원을 포함해 총 450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세웠다. 이는 지난 5년 대비 120조원 증가한 것으로 국내로 한정하면 110조원 늘어난 수치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 사업 역량강화를 위한 인적쇄신에도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반도체연구소장을 송재혁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으로 교체했다. 송 부사장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내 플래시개발실장으로 근무한 인물이다. 공정 및 소자 개발에서 업계 최고 전문가로 알려졌다.


또 삼성전자는 반도체연구소장과 함께 파운드리 사업부 기술센터장으로 남석우 부사장을 발탁했다. 인프라기술센터장에는 장성재 부사장을 앉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 대한 외부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조기 인사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 동안 12월 말 정기인사를 통해 부사장급 임원을 교체해 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2020년 10월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극자외선(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오는 7일에는 반도체 장비 업체인 ASML에 방문하기 위해 네들란드로 출국한다. ASML은 초미세공정의 핵심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치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산하는 곳으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EUV 확보를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20년에도 이 부회장이 ASML 본사에 방문해 EUV 협상을 이끈 바 있다. 네덜란드 방문 이후에도 독일과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을 둘러보며 반도체 장비 경쟁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처럼 이 부회장이 삼성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직접 나서면서 사면 당위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재판과 취업제한 조치로 경영 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 도약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정치건 경제건 국민 뜻에 따라야 된다고 생각한다. 결단을 내려주셨으면 한다"며 정부를 향해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사법리스크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광폭행보에 나서며 삼성의 불확실성 해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그가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사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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