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전 8회 투런 홈런 포함 2타수 1안타 2타점 활약
홈런 타구가 공교롭게 응원 문구 들고 있던 팬에게 향해
필요할 때 활약을 해주는 선수를 일컬어 흔히 ‘슈퍼스타’라 부른다.
슈퍼스타는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홈런을 치고, 투수라면 무실점 호투로 경기의 지배자가 되기도 한다. 여기에 극적인 분위기까지 만든다면 금상첨화다.
KBO리그 최고의 슈퍼스타로 불리는 키움 이정후가 범접할 수 없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정후는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두산과의 홈경기서 8회 투런 홈런 포함, 2타수 1안타 2타점 2볼넷을 기록했다.
비록 키움이 3-4로 패했으나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이정후였다.
앞선 타석에서 볼넷 2개, 중견수 뜬 공으로 물러났던 이정후는 팀이 1-4로 뒤지고 있던 8회, 1사 1루 상황에서 정철원의 직구를 걷어 올려 중앙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정후의 홈런이 나오자 키움 홈팬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추격의 신호탄을 일제히 바라보며 환호했다.
무엇보다 타구가 떨어진 곳을 주목해야 한다. 이날 고척돔 외야에는 이정후의 팬으로 추정되는 2명의 여성팬이 스케치북에 “이정후 여기로 공 날려줘”라는 응원 문구를 쓰고 경기를 관람했다.
그리고 이정후의 홈런 타구는 마치 약속이라도 하듯 정확히 여성팬들의 좌석 아래로 떨어졌고, 이들은 홈런볼을 주은 뒤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골프의 홀인원급 묘기에 관중석의 팬들은 물론 시청자들까지 감탄을 금치 못한 장면이었다.
올 시즌 이정후는 타율 0.328 10홈런 43타점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매년 3할 중반의 타율을 오갔다는 점에서 지금의 성적은 다소 처진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정후의 현재 타율은 데뷔 첫 해(0.324)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이정후가 한 번 더 진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정후는 타격의 정확도를 낮추는 대신 장타력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벌써 10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커리어 하이를 향해 달려다고 있다.
이정후의 개인 최다 홈런은 2020년 기록했던 15개. 이 해를 제외하면 모두 한 자릿수 홈런에 그쳤던 터라 장타력이 요구됐던 이정후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15개를 훌쩍 뛰어넘어 23개까지 도달 가능한 이정후다. 천재라는 수식어 외에 슈퍼스타의 진가까지 드러내는 이정후의 행보에 팬들은 그저 흐뭇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