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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데 덮치나…북한, 잇단 전염병에 장마까지


입력 2022.06.16 11:57 수정 2022.06.16 16:51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급성 장내성 전염병 발생"

본격 장마철 앞둔 상황

상하수도 시설도 열악

전염병 확산 가능성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황해남도 해주시에서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전날 가정에서 마련하신 약품들을 조선노동당 황해남도 해주시위원회에 보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황해남도 해주시와 강령군에서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란 콜레라, 장티푸스 등 주로 대변을 통해 감염된 병원체가 장의 점막에 붙어 여러 가지 질환을 일으키는 전염병을 뜻한다.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코로나19 여파 속에 각종 전염병까지 창궐한 만큼, 북한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황해남도 해주시에서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전날 가정에서 마련하신 약품들을 조선노동당 황해남도 해주시위원회에 보냈다"고 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테이블에 기부 약품들을 늘어놓은 채 부인 리설주와 나란히 앉아 대화하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가정에서 마련한 약품들을 본부 당위원회에 전하며 "지원약품들을 해주시 당위원회에 보내고, 시 당위원회가 전염병으로 앓고 있는 대상 세대들을 구체적으로 장악하고, 약품들을 빨리 전해주어 치료사업에 조금이라도 보태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급성 장내성 전염병 의진자(의심환자)들에 대한 격리대책을 빈틈없이 세워 전염경로를 철저히 차단하고 역학조사와 과학적인 검사방법으로 확진하며 발병지역에 대한 소독사업을 강도높이 진행하는 것과 함께 해당 지역의 보건기관들에서 극진한 정성으로 환자들에 대한 집중 치료사업을 잘함으로써 전염병을 하루속히 근절시킬 데 대하여 강조했다"고 전했다.


국정원 "수인성 전염병 상당히 확산"


북한이 코로나19 외 전염병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은 정보당국에 의해 이미 공개된 바 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19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북한에서 4월 말부터 코로나19가 많이 확산되기 시작했다"면서도 "그 전에 백일해, 홍역, 장티푸스 같이 물을 통해 옮기는 수인성 전염병이 상당히 확산돼 있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공개한 이후 발표해온 '유열자(발열 등 유증상자) 통계'의 상당 부분이 수인성 전염병으로 인한 환자일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같은 맥락에서 '급성 장내성 전염병' 역시 통상 '물'을 통해 확산되는 특성을 가져 장마철을 계기로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 전염병이 감염자의 대변 등에 오염된 물을 통해 확산되는 만큼, 장마철 수해 발생 시 상하수도 시설이 열악한 북한이 힘든 시기를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코로나19·가뭄 여파로 모내기철에 어려움을 겪은 북한이 수해까지 입을 경우, 식량 위기 역시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실제로 북한은 수해 발생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최근에 예견되는 날씨'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는 22일까지 각지에서 비가 내릴 수 있다며 "폭우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다가오는 장마철에 대비해 "치산·치수 사업을 더욱 강력히 전개하자"는 기사를 꾸준히 싣고 있기도 하다.


정부 "北, 희망하면 지원 가능"


한편 정부는 북한 호응 시 대북 인도적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급성 장내성 전염병 발생을 공식 확인했다"며 "정부는 북한이 희망한다면 남북 보건의료협력 차원에서 협력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밝히겠다"고 말했다.


해당 당국자는 "이미 여러 차례 코로나19 협력(지원) 관련 정부 입장을 밝혀왔다"며 "추가적으로 북한에 독촉한다거나 다시 통지 의사(통지문)를 전달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북한도 우리 입장을 잘 아는 만큼 시간을 갖고 호응해오길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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