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린 뒤 낙태 문제가 현지에서 사회적 화두로 자리 잡았다. 이 가운데, 미국 한 의과대학 신입생들이 신입생 환영 행사에서 낙태를 반대하는 교수가 등장하자 무더기 퇴장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6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24일 미시간대 강당에서는 의과대학 신입생에게 의사 가운을 입혀주는 행사인 '화이트 코트 세리모니'가 진행됐다.
사건은 이날 환영식 연사로 크리스틴 콜리어 내과 조교수가 등장하면서 일어났다.
행사가 시작되기도 전 참석 신입생 170명 중 70여명이 강당을 빠져나간 것. 콜리어 조교수가 그간 공공연하게 낙태 반대 입장을 고수해옴에 따라 이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항의의 표시로 행사 거부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는 지난 5월4일 본인의 트위터에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낙태로 인해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내 자매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애도하지 않을 수 없다"고 글을 써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의대 신입생과 재학생 등 300명 이상은 환영식이 열리기 전 연사를 교체해달라고 학교에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콜리어 조교수는 이날 이후 "지난 몇 주 동안 우리 사회가 겪은 깊은 상처를 인정하고 싶다. 우리는 치유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많고 나는 오늘, 나는 지금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미시간대학 측은 성명을 통해 "콜리어 조교수가 연설에서 분열을 초래하는 주제를 언급할 계획이 없었다"며 "개인의 생각을 문제 삼아 연사를 교체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