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준 대법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윤석열 정부 첫 대법관 후보자
여야 의원들, 800원 횡령 버스기사 해고 및 유흥 접대 검사면직 취소 판결 추궁
직무 정지된 주호영, 특정 연구모임 출신 편향성 지적하자 "오해가 있으신 말씀"
오석준 "대선 이후 尹대통령·윤핵관 통화나 만남 사실 없어"…尹 결혼식·취임식 참석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할 첫 대법관 후보인 오석준(60·사법연수원 19기)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 산하의 인사정보관리단이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후보자 관련 정보 수집까지 맡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29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오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통령이 임명권을 가진 행정부 공공기관에 관한 것이라면 100% 제가 뭐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법관이라든가 헌법재판관이라든가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면 그런 일(법무부의 정보 수집과 인사 검증)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은 그간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맡아온 공직자 인사 검증 기능을 넘겨받아 수행하는 조직이다. 법무부는 관리단의 역할이 기본 자료 수집에 한정되고, 인사 정보가 사정 업무에 이용되지 않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 등 최고 법관 검증까지 법무부가 맡으면 사법부 독립성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인사청문 자리에선 오 후보자의 과거 판결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00원을 횡령했다는 이유로 버스 기사를 해고한 회사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본 오 후보자의 2011년 판결을 문제삼았다. 이 의원은 "해고된 기사가 이후 직업을 구하지 못해 막노동 등을 하며 식구들을 부양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자는 "해고 기사에게 그런 사정이 있었는지는 몰랐다"며 "결과적으로 그분이 저의 판결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 있단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고 답했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변호사로부터 유흥 접대를 받은 검사의 면직 징계를 취소한 2013년 판결을 문제 삼았다. 양이 의원은 당시 조사된 술값과 '2차비' 등 수십만 원씩의 향응 내역을 짚으며 "(향응 수수액이) 100만 원이 안 돼서 면직이 부당하다고 했는데 100만 원을 넘기지 않으려고 짜고 쳤는지는 따지지 않았나"라며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 봐주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오 후보자는 "사건 경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드릴 것도 있기는 합니다만 지적하신 취지는 십분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법원 결정으로 직무가 정지된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재판장이 특정 연구모임 출신으로 편향성이 있다"고 한 것이 적절하냐는 질문에 오 후보자는 "오해가 있으신 말씀을 하신 것 같다"고 답했다.
오 후보자는 또 '사법부 요직에 특정 연구회 소속 출신이 임명되고 있어 '코드 인사' 우려가 있다'는 질의에는 "외부에 그런 인식이나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특정 모임이나 연구회에 가입했다는 사정을 갖고 이념성·편향성 여부를 단정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고, 단체 구성원들이 유념해서 일말의 정치적 오해도 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순호 초대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이 과거 자신이 활동하다 탈퇴한 노동운동단체 인천부천노동자회(인노회)를 '이적단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선 "(이적단체가 아니라고 한) 대법원 판단 내용과 반대되는 언행을 하는 것은 고위공직자로서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사적인 친분을 따지는 질문에는 "대학 때 식사를 하면 술을 나누고는 했고, 그 이후 만남에서도 보통 저녁에 만나면 술을 곁들이는 경우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또 '후보자가 윤 대통령의 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윤 대통령은 후보자의 결혼식에 왔나'라는 질의에는 "1988년이라 기억은 안 나지만 (참석을) 했어도 이상한 시기가 아니다"고 답했다.
지난 2016년 12월 국정농단 특검팀 발족 이후2019년 7월 검찰총장에 임명되기 직전까지 윤 대통령과 몇 번 만나고 통화했는지를 묻는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오 후보자는 "2~3번 정도 만났던 것으로 기억하며 전화통화도 했던 것으로 기억하나 구체적 사안은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2019년 7월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임명) 이후 만난 사실이 없다"면서 "전화통화는 한번 했던 것으로 기억하나 역시 구체적인 사항은 정확하게 기억 못한다"고 덧붙였다.
오 후보자는 같은 당 안호영 의원의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느냐'는 질의에 "공식 초청을 받아 법원행정처장 등 다른 대법관, 법원장과 함께 참석했다"고 밝혔다. 올해 대선 이후 윤 대통령 및 '윤핵관' 인사와 통화·만남 사실도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