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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인대회서 우크라·러 대표 같은 방에 배정돼…결국


입력 2022.10.13 10:47 수정 2022.10.13 11:14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인스타그램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 미인대회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대표가 러시아 대표와 같은 방을 배정받는 일이 벌어졌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스타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국제 미인대회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 우크라이나 대표 올가 바실리브는 러시아 대표인 에카테리나 아스타셴코바와 같은 호텔 방을 배정받았다.


주최 측은 3일 공식 SNS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표를 룸메이트로 선정하고, 이에 따라 대회가 열리는 수 주의 기간 동안 같은 방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의 캠페인은 '전쟁과 폭력을 중지해라'이다"라고 소개했다. 두 참가자의 '동거'를 전쟁이 한창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화해로 표방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바실리브는 주최 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바실리우는 "내게 배정된 룸메이트(의 국적)는 모든 법과 질서를 잃은 테러리스트 국가인 러시아"라며 "이 통보를 받고 매우 화가났고,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이어 "나 역시 평화와 우정을 지지하는 사람이지만, 내 형제자매를 고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 단어들을 들먹이고 싶지는 않다. 주최 측은 (참가자의) 이런 감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결국 항의 끝에 바실리브는 러시아 대표와 다른 방을 재배정받을 수 있었다.


바실리브는 방을 옮긴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국기 색인 노란색·파란색 깃털을 가진 앵무새 사진 등을 올리며 애국심을 표출하고 있다.


러시아 대표인 아스타셴코바는 "우리 가족들은 모두 우크라이나 출신이다. 나만 유일하게 러시아에서 태어났다. 이는 내가 정말 참기 힘든 일"이라면서 "내가 대회장에서 내는 목소리가 모두에게 충분히 전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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