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애도기간 중 도발에 깊은 분노"…尹대통령, 北 미사일 도발에 강력 대응

즉각 긴급 NSC 주재·비례적 대응사격 승인도

"참사로 온 국민 슬픔 잠긴 사이…깊은 분노

모든 수단을 활용하여 단호하게 대응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오전 북한이 NLL(북방한계선·해상군사분계선) 이남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에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집 및 이북을 '비례적' 성격의 사격을 승인하며 강도 높은 대응을 취했다. 특히 우리나라가 '이태원 압사 참사'로 국가애도기간을 보내고 있는 와중에 자행된 도발이라는 데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이 전해진 직후 소집한 NSC에서 "오늘 북한의 도발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을 침범하여 자행된 미사일에 의한 실질적 영토침해 행위"라며 "우리 사회와 한미동맹을 흔들어 보려는 북한의 어떠한 시도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도발이 분명한 대가를 치르도록 엄정한 대응을 신속히 취하라"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군이 만반의 태세를 유지하고 향후 북한의 추가적인 고강도 도발 가능성에도 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간 북한의 도발이 이뤄졌을 경우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NSC를 주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지만, 이날은 지난 5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 이후 처음으로 윤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했다. 그만큼 이날 도발의 심각성과 위험성이 크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안팎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 시점이 우리나라가 큰 참사를 겪은지 얼마 안 된 시기라는 데 상당히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추가적인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이태원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긴 사이에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포함하여 다수의 미사일로 기습 도발을 감행했다"며 "우리의 국가애도기간 중에 자행된 북한의 도발 행위에 깊은 분노를 느낀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김성한 실장이 이날 오후 별도의 브리핑에서 "우리의 국가애도기간 중 도발을 했다는 점에서 매우 개탄스럽다"라 지적하고, NSC 위원들이 "우리의 국가애도기간 중 감행된 이번 도발은 인륜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북한 정권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 비난한 것도 윤 대통령의 이같은 문제의식이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단순히 대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맞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전 11시 10분경부터 북한 SRBM의 동해상 낙탄 지역과 상응한 거리 해상에 정밀 사격을 시시했다. 발사한 미사일은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슬램-ER(SLAM-ER) 등이다.

합참은 "이번 정밀사격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와 적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수단을 활용하여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북한의 무력 도발과 이로 인한 한반도의 긴장 고조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고, 분명한 대가를 치를 것이다.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 가능성에 대해 만반의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