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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대상 '역대급'…집값 내림세에 '공시가격 역전현상'도 확산


입력 2022.11.10 05:38 수정 2022.11.10 05:38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올해 종부세 납부 대상자 120만명 추산

'공시가격 > 매매가격'…집값 하락기, 조세저항 우려

"역전현상 더 확산, 공시가격 현실화 및 세제 개편 필요성↑"

올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 120만명으로 추산됐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올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 120만명으로 추산됐다. 올 들어 집값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공시가격이 집값을 넘어서는 역전현상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어 조세저항이 만만치 않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


10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과세인원은 지난해 93만1000명 대비 28.9% 증가한 약 120만명으로 추산된다.


종부세 납부 대상자가 100만명을 넘어서는 것은 2005년 종부세 도입 이후 처음이다. 이는 문재인정부 첫해인 2017년(33만2000명)과 비교하면 약 3.5배 늘어난 수준이며, 전체 주택보유자(2020년 기준 1470만명)의 8% 정도다. 정부는 오는 21일을 전후로 종부세 고지세액 및 과세인원을 최종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부동산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등)는 매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산정된 공시가격을 과세표준으로 삼는다. 올해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년 전 대비 17.2% 오르며 종부세 과세대상이 크게 증가했다.


하반기 들어 집값이 본격적으로 떨어지면서 공시가격이 실거래가를 웃도는 단지들이 늘고 있어 조세저항이 커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집값이 많게는 수억원씩 떨어졌는데, 종부세는 집값이 본격 하락하기 이전인 올 상반기를 기준으로 매겨진 점에서 종부세 납부 대상자들이 세 부담을 더 크게 느낄 수 있어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달 19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곳 단지의 올해 공시가격은 최고 19억8500만원으로 책정됐는데 이보다 3500만원 낮은 금액으로 매매가 이뤄진 것이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 전용 74㎡는 앞서 7일 9억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는데, 공시가격은 이보다 2억5000만원 더 높은 11억5000만원 수준이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일원 '더샵 센트럴시티' 전용 60㎡는 지난달 공시가격(5억3600만원)보다 1100만원 저렴한 5억500만원에 거래됐다.


정부는 올해 집값 하락이 본격화하는 만큼 내년도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정부에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개편을 1년 유예하는 방안과 내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 수준을 시세 대비 평균 71.5%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거래절벽으로 정확한 시세 파악이 힘들고, 내년까지 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기존대로 추진하는 것은 국민 세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단 판단에서다.


전문가들은 내년도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동결하더라도 집값 하락세가 계속된다면 공시가격 역전현상은 앞으로 더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본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종부세 자체가 주거 안정이나 투기수요 억제 등을 위해 만든 제도인 만큼 집값 하락기에는 맞지 않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조정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어 "또 다른 문제점은 지난해 매겨진 공시가격에 따라 1년 후에 세금을 내는 만큼 갭 차이가 크다는 부분"이라며 "앞으로 역전현상이 더 두드러질 예정이어서 그에 대한 조세 저항을 줄이려면 당장 개편이 어렵다면 납부 시기를 당기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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