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민간 용병업체 조직원이 친우크라이나로 전향한 동료 용병을 망치로 잔인하게 처형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유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죄수이자 러시아 용병단 바그너 그룹 출신의 예브게니 누진(55)이 살해되는 영상이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텔레그램 채널에는 '복수의 망치'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누진이 잔인하게 살해되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에서 누진은 머리 한쪽에 테이프로 벽돌을 고정시킨 채 등장한다. 그는 자신이 지난 9월 우크라이나 편으로 전향했다고 밝힌다.
또 그는 지난달 1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머리를 맞아 의식을 잃었고, 납치돼 지하실로 끌려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누진은 "그들(바그너 그룹)은 내가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잠시 후 전투복을 입은 한 남성이 커다란 망치로 누진의 머리를 쳐 살해했다.
바그너 그룹 창설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개는 개에 걸맞은 수준의 죽음을 맞는다"면서 "누진은 의도적으로 국민들과 동지들을 배신했다. 그는 반역자였다"고 비난했다.
바그너 그룹은 이른바 '푸틴의 그림자 부대'로 불리는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다. 이 그룹의 창설자 프리고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푸틴 정권을 대리해 각종 전쟁에서 민간인 학살 등 잔혹한 전쟁 범죄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되는 병력이 부족해지자 이 자리를 용병으로 채웠다. 바그너 그룹은 전국 러시아 교도소를 돌며 죄수들을 대상으로 모병을 실시했다.
외신에 따르면 누진은 올해 참전을 대가로 러시아 감옥에서 석방된 죄수다. 그는 살인죄로 24년간 복역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