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단 제작 지시 70대 150만원, 작성한 50대 130만원 벌금형
'이재명 지지 등반대장' 명단에 등반대장 아닌 사람·사망한 사람 등 63명 포함해
재판부 "유권자 의사결정에 영향 미쳐…언론에 노출되지 않은 점은 참작"
제20회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대한민국 히말라야 등반대장 202인 성명회'를 주최한 이들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지지 성명서에 이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확인하지 않은 사람의 이름도 포함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70대 남성 A 씨에게 벌금 150만원, 50대 남성 B 씨에게 벌금 13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판결문을 보면 이들은 지난 2월 11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대한민국 히말라야 등반대장 202인 성명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등반대장 202명이 제20대 대통령선거 이재명 후보자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202명 중에는 등반대장이 아닌 사람 14명, 이미 사망한 사람 1명, 이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거나 의사를 확인하지 않은 사람 63명 등이 포함돼 있었다.
재판부는 A 씨가 B 씨에게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산악인 명단을 만들라고 지시했고, B 씨는 취합된 명단에 이 후보자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나 인식하면서 명단을 작성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들이 특정 후보자 지지 여부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으로, 유권자의 투표에 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지지자 명단이 외부에 공개되지는 않았고, 지지 선언이 다수의 언론이나 유권자들에게 노출되지 않았다"며 양형 참작 사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