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실질통제선 침범해 충돌 발생
2020년 '몽둥이 충돌' 이후 약 2년 만
양측 모두 사망자 없이 경미한 부상
인도와 중국군이 지난 2020년 이른바 '몽둥이 충돌' 이후 약 2년 만에 국경 분쟁 지역에서 정면 충돌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매체는 12일(현지시간) 소식통 을 인용해 양측 군인이 지난 9일 오전 인도 동북부 아루나찰프라데시주 인근 타왕 지역 국경에서 난투극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 곳은 중국과 인도의 국경을 공유하는 지역으로 중국은 '짱난'(藏南·남티베트)이라고 지칭하며 영유권을 주장해왔다.
한 소식통은 "300∼400명의 중국군이 실질통제선(LAC)을 넘어 침범하면서 인도군이 강하게 막으며 충돌이 발생했다"며 "양측 군인 일부가 골절상을 당하는 등 다쳤고 인도군 6명이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말했다.
더힌두에 따르면 소식통은 부상한 인도군의 수가 20명에 달하며 중국군의 부상자 수는 더 많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당시 충돌 현장에 중국군이 600명가량 있었다고 전했다. 인도군은 충돌 당시 현장에 3개 부대를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충돌 과정에서 총기가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양측 군 모두 경미한 부상자만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양국 군대는 LAC에서 총기 사용을 피하기 위한 규약을 준수해왔다.
이와 관련해 인도군은 성명을 통해 이번 충돌을 인정하며 "양쪽 군인 일부가 경미하게 다쳤고, 양측은 즉시 해당 지역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사건 후속 조치로 인도군 사령관은 중국군 측과 분쟁 해결을 위한 회담도 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도군은 구체적인 충돌 상황이나 부상자 수 등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와 인도 주재 중국 대사관 측은 이번 충돌과 관련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른 바 있다. 하지만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하고 LAC를 경계로 대치 중이다.
양국 군은 2017년 인도 동북부 시킴주 북쪽의 도카라(중국명 ·洞朗)에서 73일간 무력 대치를 하기도 했다.
2020년 5월에는 티베트 고원에 인접한 라다크 지역의 판공호수에서 난투극을 벌이고 6월에는 이 지역의 갈완 계곡에서의 못이 박힌 몽둥이와 언월도, 돌 등을 들고 싸움을 벌이는 등 양국 군이 육탄전을 벌였다. 특히 갈완 계곡 사건으로 인도군 사망자 20명, 중국 군인 수십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양국은 여러 차례 군사 회담을 통해 일부 최전선 분쟁지 철수 등에 합의하며 갈등 해소에 나서고 있지만 이후에도 국경 곳곳에서 양국 군의 크고 작은 충돌이 이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