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을 보여주는 것, 그러면
민주당은 '선거 입지' 좋아진다"
2016년 文이 총선 앞두고 물러나고
金 영입해 총선 승리 이룬 적 있어
김종인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 수사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스스로 당대표를 내려놓는 방식으로 민주당의 총선 입지를 넓히는 승부수를 띄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종인 이사장은 전날 CBS라디오 '한판 승부'에 출연해 이날 검찰에 세 번째 출석하는 이재명 대표를 가리켜 "처신을 자기 나름대로는 잘하고 있다"며 "'내가 수사를 기피하는 사람이 아니다, 부르면 항상 가겠다' 이렇게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자꾸 부르고 가는 과정 속에 검찰이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 것처럼 보여서는 별로 모양새가 좋지 않을 것"이라며 "일반 국민이 보기에는 뭐가 나오는 게 없는데 뭐를 찾아내려고 저렇게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도 할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재명 대표가 기소가 되면 (총선을 앞두고) 스스로 당대표를 내놓을 수도 있다. 그 사람이 머리가 좋은 사람이면 당의 총선을 위해서 자기가 대표직을 던질 수도 있는 것"이라며 "책임이라는 게 뭐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 그러면 민주당은 소위 '선거의 입지'가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김종인 이사장은 지난 2016년 김한길·박지원·안철수 의원 등의 연쇄 탈당으로 민주당이 분당되고 '문재인 체제'가 코너에 몰렸을 때,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여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총선을 지휘한 적이 있다. 문 대표는 2선으로 후퇴했다.
야권 분열로 총선 참패가 예상되던 민주당은 '김종인 비대위'의 지휘 아래 원내 1당이 되는 대승을 거뒀다. 스스로 당대표를 내려놓고 2선으로 물러나는 승부수를 띄웠던 문 대표도 이듬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김 이사장의 언급은 7년 전 총선 사례를 상기시키는 것이라 주목된다.
'이상민 탄핵' 호평, '김건희 특검' 글쎄
"이상민, 국민 보기에 벌써 그만뒀어야
해임건의 안 받으니 문책 계속할 밖에
헌재서 기각되더라도 역풍은 없을 것"
김 이사장은 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탄핵한 것 자체는 야당의 정치적 행위로서, 설령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된다고 하더라도 역풍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다만 김건희 여사가 영부인이 되기도 전에 있었던 일을 붙들고 늘어지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인 이사장은 "이상민 장관은 그 (이태원 압사 참사) 사태가 났을 적에 최소한 자기가 정치적·정무적 책임을 지고 그만뒀어야 마땅한 사람"이라며 "국민의 상식에 맞지 않게 그대로 자리를 유지하려고 하니까, 민주당으로서는 해임건의안까지 냈는데도 받아들이지 않으니 정치적 (문책) 행위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상민 장관 등) 법조인들의 근본적인 문제는 모든 것을 법률적으로만 생각하는 것"이라며 "법률적으로 아무 하자가 없는데 무슨 상관이냐? 그러면 정치라는 것을 할 필요가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아울러 "탄핵심판에서 기각이 되면 그대로 가는 것일 뿐, 그 자체로 민주당에 (역풍의) 의미는 없을 것"이라며 "일반 국민이 생각하기에는 (이상민 장관) 저 사람은 벌써 그만뒀어야 하는 사람"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이상민 장관 탄핵에 이어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특검법으로 칼끝을 옮겨가는 것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바라봤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영부인이 되기 전에 일어났던 일이라, 국민이 보기에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평가와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김종인 이사장은 "민주당이 자꾸 대통령 부인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법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스럽지 않다"며 "대통령이 국정을 제대로 수행하느냐 아니냐 이것을 가지고 야당이 판단해야지, 대통령 부인이 개인적으로 과거에 했던 일을 자꾸 끄집어내서 정치적으로 혼란을 만드는 것은 별로"라고 강조했다.
라디오 출연에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 대해 많은 조언과 자문을 한 김 이사장은 이 대표에게 직접 조언을 요청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나는 그 사람 만나본 적도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