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틱에서 활약 중인 오현규, 유럽 진출 이후 4경기 만에 데뷔골
이적 초반 제대로 임팩트, 자신감과 동료 신뢰 등 두 마리 토끼 잡아
과거 선배들, 이적 초반 득점 기회 놓치며 적응 실패 아픈 기억
스코틀랜드리그 명문 셀틱 입단 이후 4경기 만에 데뷔골을 터뜨린 오현규(22)가 성공적인 유럽 무대 안착을 예고했다.
오현규는 지난 12일(한국시각)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셀틱 파크에서 열린 2022-23 스코티시 컵 16강전 세인트 미렌과 홈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후반 18분 주앙 펠리페 조타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투입된 오현규는 후반 35분 캘럼 맥그리거의 슛이 상대 골키퍼를 맞고 나온 것을 재빠른 움직임으로 밀어 넣으며 추가골을 완성했다.
4경기 만에 기록한 오현규의 스코틀랜드 무대 데뷔골이다.
1월 30일 셀틱 데뷔전을 치른 그는 최근 팀이 치른 네 차례 경기서 모두 그라운드를 밟았고, 마침내 이적 이후 첫 득점포까지 가동했다.
다소 이른 시점에 골 맛을 본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에서 벗어나 감독과 팀 동료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게 됐다.
과거 선배들의 사례만 봐도 이른 선제골은 팀 내 입지를 다지는 데 상당히 중요하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눈에 띄는 활약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소시에다드와 계약을 맺은 이천수는 2003-04시즌 개막전에서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재치 있는 로빙슛으로 득점에 성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공을 팀 동료 코바세비치가 몸을 던져 발을 갖다 대면서 이천수의 득점이 아닌 어시스트로 기록됐다. 자신의 골인줄 알고 세리머니까지 펼쳤던 이천수 입장에서는 허탈할 수밖에 상황이었다.
데뷔전서 천금의 득점 기회를 빼앗긴 이천수는 그 뒤 2년 가까이 무득점이라는 긴 슬럼프에 빠졌고, 결국 스페인 도전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미들즈브러에 입단했던 이동국도 리그 데뷔전에서 회심의 논스톱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후 이동국은 리그 선발 출전 경기에서도 회심의 헤더가 골대를 맞추는 등 불운이 계속 이어졌다. 결국 그는 정규리그 23경기에 출전해 한 골도 넣지 못하면서 주전 경쟁서 밀려났고, 이후 유럽 생활을 정리하고 국내로 돌아왔다.
반면 초반 임팩트를 제대로 남긴 오현규는 주전 경쟁에서도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적 후 이른 시간 안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자신감을 얻게 된 것도 큰 수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