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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300원대 위협…"추가 상승 가능성 낮아"


입력 2023.02.20 10:13 수정 2023.02.20 10:15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당분간 높은 환율 변동성 불가피

달러화 고평가…"장기화 어려워"

ⓒ데일리안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의 물가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가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금융시장에서는 외국인투자자의 자금 이탈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세가 지속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원 내린 1298.5원을 기록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7일 장중 1300원대를 터치하기도 했다. 이달 초 1220원대까지 내려오며 저점을 형성한 이후 약 2주 동안 80원 이상 급등세를 연출한 셈이다.


이는 미국의 고용지표가 양호하고, 물가지표마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 미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이 재차 높아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유입된 영향이다. 이에 따라 위험자산선호 심리가 위축돼 달러화 수요가 급증하며 원화 약세가 나타난 것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지난달 미국 PPI는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하며 예상치(5.4%)를 웃돌았다. 1월 미국 CPI도 전년 동월 대비 6.4% 올랐다. 이는 작년 12월(6.5%)보다는 줄었지만, 시장 추정치(6.2%)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고용시장도 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51만7000개 늘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투자자의 자금 이탈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달러를 원화로 바꿔 투자하기 때문에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환차손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달러화 강세 현상이 장기적이진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작년 12월 수준인 1300원으로 급격히 상승한 모습은 분명 부담스러운 상황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환율은 여전히 원화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교역조건 측면에서 개선세가 여전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지난달 수출입물가지수의 스프레드는 추가적으로 줄어들면서 국가 차원에서의 마진 개선과 무역수지 측면에서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 달러화가 고평가 국면에 진입해 있는 만큼,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12월 이후 미 달러화가 많이 절하된 것으로 보이지만, 실질실효환율 추세대와 비교하면 여전히 극단적인 고평가 국면에 위치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미 연준 정책 결정이 달러 강세의 주된 이유였음을 감안하면 연준의 금리 인하 종료 시점이 미 달러 가치가 큰 폭으로 레벨 다운되는 시기와 맞물릴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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